“포수 최초 60홈런 작성”…칼 롤리, 시애틀에 역대급 감동→지구 우승 환호
홈구장의 환호가 채 가시기도 전, 칼 롤리의 방망이는 또 한 번 거침없이 하늘을 갈랐다. 1회, 그리고 8회. 홈런 세레머니가 반복될 때마다 시애틀 T모바일파크의 전광판엔 '역사'라는 단어가 차오르는 듯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100년을 넘어, 단 한 명도 없었던 '포수 최대 60홈런'의 신화가 이날 완성됐다.
칼 롤리는 25일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회 태너 고든을 상대로 시즌 59호, 그리고 8회 앙헬 치빌리에게서 시즌 60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 기록은 에런 저지, 행크 그린버그, 새미 소사를 잇는 100년 역사의 단 일곱 번째 한 시즌 60홈런, 그리고 포수 최초의 위업이었다. 무엇보다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 역사 속에서도 단연 첫 기록으로, 모든 팬들의 시선을 롤리에게 집중시켰다.

이날 경기에서 롤리는 개인 11번째 멀티 홈런으로 행크 그린버그(1938년), 새미 소사(1998년), 에런 저지(2022년)와 함께 한 시즌 멀티 홈런 타이기록까지 달성했다. 이미 켄 그리피 주니어의 구단 기록(단일 시즌 57홈런)은 물론, 미키 맨틀이 세운 스위치 타자 최다 홈런까지 넘어섰다. 정규시즌이 4경기 남은 상황에서 롤리는 에런 저지가 보유한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62개) 도전의 고삐도 늦추지 않았다.
경기 후반까지도 관중석에서는 큰 목소리로 MVP 콜이 끊이지 않았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롤리의 멀티 홈런과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콜로라도 로키스를 9대2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시애틀은 시즌 89승 69패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AL 서부지구 1위를 확정했다. 2001년 스즈키 이치로 이후 무려 24년 만에 찾아온 지구 우승이라는 점에서 구단 내부와 팬, 선수 모두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박수와 환호로 포수 최초 60홈런의 의미를 곱씹었다. 구단 역사와 리그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칼 롤리의 방망이는 이제 에런 저지와의 시즌 MVP 경쟁이라는 마지막 무대만을 남겨뒀다. 스즈키 이치로의 영광을 떠올리며, 시애틀의 다음 순간을 준비하는 팬들의 기대가 밤하늘을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