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내려놓은 오승환”…1982년생 황금세대, 야구장에 작별 고하다→팬들의 눈물 남겨
수십 년을 야구장에 울려 퍼지던 이름, 오승환이 마지막 등번호를 내려놓는다. 안타까움 속에 전해진 은퇴 선언은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그라운드를 지켰던 1982년생 황금세대의 마지막 불빛이 꺼지는 순간, 팬들은 체감할 수 없는 상실감과 세월의 흐름을 마주했다. 추억 속 영웅들이 하나둘 유니폼을 벗어던진 오늘, 사라지는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수많은 경기장의 환호와 시대의 기억이었다.
한국 프로야구는 1982년 3월 27일, 6개 구단의 출범과 함께 본격적 역사의 막을 올렸다. 그해에 태어난 오승환, 김태균, 이대호, 추신수, 정근우는 각각 7월과 10월에 차례로 세상에 나와 야구장의 미래를 예고했다. 이들은 각 소속팀을 넘어 전체 리그는 물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국제 대회에서 한국 야구를 빛냈다.

이른바 1982년생 황금세대가 이끈 한국 야구는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WBC 2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프리미어12 우승까지 세계 무대의 중심에 섰다. 데뷔 초부터 끊임없는 경쟁과 성장으로 다져진 이들은 시대적 명장면마다 결정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황금세대’의 점들은 점차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김태균이 2020년 시즌 중 가장 먼저 글러브를 벗었고, 정근우가 그해 시즌 종료 후 유니폼을 정리했다. 이대호는 2022년 뜨거운 은퇴 투어와 함께 롯데 자이언츠 최초 영구 결번의 영광을 누렸다. 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다시 걸었다.
오승환의 은퇴 발표는 6일 구단 공식 발표로 알려졌다. 그는 “많은 분이 분에 넘치는 응원을 보내주셨다”며 “모든 분께 감사했고, 은퇴 후에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BO리그 최고령 현역 타이틀은 1983년생 두산 베어스의 고효준이 이어받게 됐다. 현재 KBO리그에는 1983년생 고효준과 KIA 타이거즈 최형우 두 명만이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1982년생 스타들이 전하는 작별의 목소리 뒤에는, 수많은 관중이 오랫동안 품어온 존경과 애증, 그리고 시대의 감회가 겹쳐진다. 잊히지 않을 기록과 함께, 야구장은 또 하나의 세대와 이별한다.
여름의 열기와 함께 찬란했던 시절이 천천히 저문다. 야구장을 가득 메웠던 응원가와 박수, 그 위에 쌓인 시간의 흔적이 조용히 손을 흔든다. 오승환의 마지막 시즌은 2025년, 모든 순간의 여운을 남기며 마침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