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 생명나눔의 가교”…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의료윤리 새 지평→사회적 울림 확산
IT·바이오 융합이 가속화하는 현대 의료 현장, 과학적 진보와 함께 인간의 생명에 대한 윤리적 성찰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65세 여성 故 한인애 씨가 뇌사 상태에서 장기기증을 실천함으로써 두 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는 사실을 지난 19일 공식 발표했다. 이는 국내 장기이식 시스템의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사회 전반에 걸친 생명존중 가치 확산 움직임을 재확인하게 한다.
고인은 지난달 12일 가정 내 쓰러진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평소 나눔과 배려를 실천해온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장기기증의 숭고한 뜻을 가족이 이어받아 심신이 지친 다른 이들에게 신장(양측)을 기증했다. 탁월한 이식 기술 및 신속한 의료연계망, 엄정한 윤리 심의를 거친 후 지난 22일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장기이식이 이뤄졌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 결정의 배경과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의료진과 가족, 기증자 모두가 생명존중의 실천 주체임을 강조했다.

국내 장기이식은 2023년 기준 전체 기증자 중 뇌사 제공 비중이 약 45.7%에 달한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 통계). 기술적으로는 면역거부 반응 최소화, 수혜자 매칭을 위한 AI 기반 의료정보관리 시스템 등 첨단 바이오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적 편견과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장기기증 의향 등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문가들은 의료 윤리와 사회적 책임의식, 그리고 IT·바이오 융합 기술이 함께 작동하는 장기이식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한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에 동참한 기증자와 그 가족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며, “기증의 온기가 국민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향후 장기기증 및 이식 분야에서는 기술 혁신과 더불어 제도적 뒷받침, 사회적 인식 개선이 병행될 때 생명나눔의 사회적 공감대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