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목, 제주 바다에 번진 집념”…실종 ‘행운이’ 추적→남방큰돌고래의 운명 어디로
제주 바다의 적막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오승목 감독의 자동차가 또다시 심장을 울린다. 남방큰돌고래 ‘행운이’가 한 달 넘게 자취를 감춘 가운데, 그 공백은 고요와 불안을 안기는 파도로 번진다. 평화롭던 바다는 오승목 감독의 재촉하는 발걸음 속에서 다시 무게를 얻고, 어김없이 새벽은 남방큰돌고래의 운명을 향한 절박한 긴장감으로 저릿하게 흐른다.
얼마 전 세상에 충격을 안긴 것은, 꼬리지느러미에 낚싯줄이 감긴 채 숨진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발견이었다. 남다른 책임감으로 바다를 품어온 오승목 감독은 누구보다 아픔을 크게 느꼈다. 3년 동안 단 하루도 놓치지 않고 직접 돌고래를 관찰하고 촬영해온 그는, 50TB에 달하는 기록을 남기며 남방큰돌고래 ‘아빠’로 불릴 만큼 깊은 애정을 보여왔다.

하지만 작년 겨울, 꼬리에 쓰레기 폐어구가 감긴 채 힘겹게 물살을 가르던 ‘행운이’의 모습 이후, 감독의 얼굴에는 씁쓸한 고뇌만이 남았다. ‘행운이’의 실종은 제주 바다 전체의 위험 신호가 됐다. 오승목 감독이 수없이 새벽 바다에 뛰어드는 이유는, ‘종달이’라는 또 다른 남방큰돌고래가 2023년 11월, 낚싯줄에 걸려 끝내 세상을 떠났던 아픔을 뼈아프게 가슴에 새겼기 때문이다. 남방큰돌고래를 향한 애정과 동시에, 보호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닫고 있다.
‘행운이’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후 벌써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오승목 감독은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매일같이 해안을 누비며, 종달이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실종된 ‘행운이’의 작은 흔적마저 찾아나선다. 그의 묵직한 집념과 집요한 탐사 과정은 보는 이의 마음에 뜨거운 응원과 회한을 남긴다.
제주의 푸른 파도 아래,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해양 동물의 아픔은 이번 사연을 통해 사회적 공감과 자각으로 번진다. 거센 바람과 결연한 의지 속에 이어지는 오승목 감독의 ‘행운이’ 추적기는, 돌고래 집단의 생존 환경을 곱씹게 만들며 끝없는 생각거리를 남긴다. 실제 현장의 치열함과 감독의 인간적인 고민이 오롯이 드러날 이번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는 오늘 밤 10시 40분, 시청자에게 또 다른 물결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