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재건’ 미끼로 369억 챙겨”…김건희특검, 이기훈 본격 구속기소
주가조작 정국이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였다. 김건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기훈 전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26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이 밝힌 부당이익 규모는 369억원에 달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기훈 전 부회장은 2023년 5월에서 6월까지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 등과 공모해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공식 보도자료 배포 등으로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기훈 전 부회장은 2022년 6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재건포럼’에 참여, 사업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주가조작을 기획한 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삼부토건 지분 거래 과정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시세조종 과정에서 CB(전환사채) 발행과 매각을 통해 투자자들이 약 400억원의 차익을 얻은 정황도 밝혀졌다.
앞서 특검팀은 7월 14일 이기훈 전 부회장과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 조성옥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에 대한 영장은 발부했지만, 조성옥 전 회장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이 전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한 뒤 55일간 도피하다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서 검거됐고, 구속영장 재청구 끝에 구속됐다.
여야 정치권은 특검팀의 신속한 구속과 기소 절차를 놓고 각기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당은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수사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으며, 야당은 "김건희 여사 수사 본류에 대한 확실한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건희특검 수사의 첫 가시적 성과가 이번 기소”라면서도, 추가 인물 연루 여부에 따라 정치권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특검팀은 이기훈 전 부회장을 우선 삼부토건 주가조작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기되,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조사는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웰바이오텍 측도 삼부토건과 동일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명분삼아 투자자를 유인해 시세를 조정했다는 혐의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내년 총선 및 정국 흐름의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은 김건희 여사와의 연루 의혹, 특검팀의 추가 수사 방향을 둘러싸고 한동안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