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조선 없었으면 협상 평행선 달렸을 것”…김용범, 한미 관세협상 막전막후 공개
정치

“조선 없었으면 협상 평행선 달렸을 것”…김용범, 한미 관세협상 막전막후 공개

조보라 기자
입력

관세협상 막판, 한국과 미국이 긴장감 속에 맞섰다. 조선 분야 협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중대 변곡점을 주도했다. 8월 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한 김 실장은 마스가(MASGA·조선 분야 투자협력) 프로젝트의 역할을 강조하며 협상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한국이 그렇게 다방면에 걸쳐서 조선 쪽에 많은 연구와 제안이 돼 있다는 것을 미국은 상상 못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스튜디오에서 마스가 모자의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디자인해서 미국에 10개를 가져갔다”며 “이런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현장에서는 한국이 마스가 투자 패키지와 상징물을 동원해 미국 측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대형 패널과 모자 등을 활용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에 러트닉 장관은 “그레이트 아이디어”라며 협력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미국 측 러트닉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을 수행하며 회의가 현지에서 열렸다. 김용범 실장은 스코틀랜드 미팅을 “가장 실질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에 따르면, “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 착륙지, 이른바 ‘랜딩존’이 그때 보였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도 입장차로 격론이 계속됐다. 김 실장은 “고성도 있었고 찬반이 분분했다”고 설명하며, “너무 매달린다는 인상을 주면 협상에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타결 직전 조건을 조정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가 나오면 백악관에서 그냥 나와야 했다”며 당시 압박감을 드러냈다.

 

민간의 협상 지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협상 기간 미국을 방문했다. 김용범 실장은 “민간 라인을 통해 ‘대한민국은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한미 관세 협상이 민관 역량을 동원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한층 강화된 경제외교를 기대하며, 정부는 후속 협력 과제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조보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용범#마스가#한미관세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