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거래액 26% 급감”…국내 코인시장, 원화 위축 속 알트코인만 단기 상승
경제

“거래액 26% 급감”…국내 코인시장, 원화 위축 속 알트코인만 단기 상승

강예은 기자
입력

아침 안개처럼 빠르게 줄어든 암호화폐 거래량이 시장의 열기를 가라앉히고 있다. 6월 19일 오전,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 4곳의 24시간 거래액은 2조 5,498억원에 머물렀다. 하루 만에 26.1% 급감하며 9,000억원 넘는 거래가 증발했다. 점유율로 보면 업비트가 여전히 절반 이상을(61.8%) 차지하며 1조 5,759억원을 기록했고, 빗썸은 34.8%로 8,873억원에 이르렀다. 코인원과 코빗의 거래액은 각각 714억원, 151억원으로 시장 내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흐름이다.

 

거래량의 급속한 위축 속에서도 암호화폐 시세는 종목별로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시장의 맏형인 비트코인은 1억 4,530만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소폭(0.10%) 내렸으나, 저점 대비 7.7% 오른 최근 흐름을 지키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은 8,000원(0.23%) 상승해 3,498,000원을 회복했고, 지난 조정기를 빠르게 털어내려는 조짐이 엿보인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눈길을 끄는 것은 도지코인과 리플 XRP의 움직임이다. 도지코인은 전일에 비해 0.34% 오른 236.3원으로 마감해 저점 탈취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한편, 리플 XRP는 이날 3,009원에 거래되면서 8원(0.27%)의 미소를 보였다. 이는 이달 초 2,924원의 최저점 이후 2.9% 가량 오르며, 거래액 기준 업비트 내 가장 활발한 종목으로 순위에 올랐다.

 

하지만 파이코인은 하루 새 2.23% 하락하며 743.8원선에 머물렀다. 거래량과 유동성이 눈에 띄게 축소된 영향이 컸다. 시장 내 매수세 유입도 둔화되면서, 단기 조정 압력이 손에 잡히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코인마켓캡 기준 이날 시가총액 상위 10개 암호화폐를 들여다보면 비트코인(2,863조 1,524억원)이 선두를 굳건히 지키며, 이더리움, 테더, 리플 XRP, 비앤비, 솔라나, 유에스디코인, 트론, 도지코인, 에이다가 그 뒤를 잇는다. 이 중 리플 XRP의 존재감이 두드러졌고, 도지코인 역시 저점에서 작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거래소별로도 색깔이 뚜렷했다. 업비트에서는 리플 XRP가 하루 2,425억원 거래되며 선두에 올랐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또한 각각 1,405억원, 1,291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알트코인 중에서는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이 71원(14.32%) 뛰었고, 알트레이어 역시 10.23% 올랐다. 일부 알트코인 종목으로 쏠리는 매수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시장의 전체적 유동성은 오히려 감소했다. 투자자들에게는 단기 테마와 변동성 중심의 전략보다는, 높은 거래액과 시가총액을 겸비한 종목 쪽이 위험 분산에 유리한 환경임을 시사한다.

 

빗썸에서는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움직임이 강했다. 테더가 1,107억원 거래되며 1위를 차지했고, 리플 XRP와 비트코인이 뒤를 이었다.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 거래 증가세는 투자자들이 현금화 또는 위험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날 글로벌 통계를 보면 비트코인 거래액의 89.13%가 미국 달러로 이뤄졌고, 일본 엔과 한국 원화 비중은 각각 5.21%, 2.35%에 그쳤다. 원화 기반 거래의 축소는 국내 코인시장의 유동성 저하와 직결된다. 그만큼 한국 투자자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함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시장이 조정을 겪는 지금, 투자자들은 흐릿해진 방향성 속에서도 종목별 거래대금과 시가총액 분포, 거래 집중도의 변화를 섬세하게 관찰해야 한다. 거래수준의 둔화, 알트코인 쏠림, 스테이블코인 거래 비중 확대는 모두 시장의 전환점에서 흔히 등장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잠시 물러선 강물처럼, 코인시장도 다시 한번 숨을 골라가는 시기다.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각 거래소의 거래액 흐름과 코인 종목별 특성을 치밀하게 파악하는 신중함이다. 특히, 변동성 확대기에 매수 시점 분할과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새로운 분기점은 언제나 예상 밖의 순간에 등장하듯, 다음 주, 글로벌 및 국내 시장의 거래량 변화와 주요 코인 가격 추이는 다시 한번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리플xrp#비트코인#업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