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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에도 경산은 걷는다”…도심 속 유연한 즐길거리 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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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에도 경산은 걷는다”…도심 속 유연한 즐길거리 찾는 사람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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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흐린 날씨에도 경산을 유연하게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비가 올 듯 말 듯한 하늘 아래, 실내와 야외 명소를 오가며 자신만의 시간을 쌓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여행에서 무작정 쾌청한 하루만을 기다리기보다, ‘지금의 날씨’에 맞는 취향과 계획을 만들어가는 태도가 어느새 일상이 됐다.

 

경상북도 경산시는 8월 6일, 오전 10시 기준 기온 32.3도에 습도 64%로 한여름의 무더위를 맞고 있다. 그렇지만 미세먼지와 자외선은 모두 ‘보통’ 이하로 안정적인 데다, 오후에는 일부 소나기 예보까지 있어 사람들이 실내외를 오가는 나들이를 더 선호하게 만든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팔공산도립공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팔공산도립공원

실제로 SNS에는 ‘실내 동물원 인증’, ‘박물관 나들이 후기’ 등 다양한 실내 여행 동선이 공유되고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인 ‘이웃집수달’ 동물원에서는 수달과 수영하는 생생한 체험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박물관 안에서 유물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도, 더위를 식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경산의 자연을 가볍게 누비고픈 이들에게는 팔공산갓바위가 여전히 인기다. “중턱에 오르면 바람이 확실히 다르다”는 방문객의 후기가 곱씹어진다. 산책로 곳곳에서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을 노려 걷는 이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포착된다. 이런 흐름은 온천에서도 이어진다. 경산상대온천에서는 “무더위와 피로를 함께 씻어내는 기분”이라며 하루의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날씨 변화에 따라 여행지 선택 기준이 보다 촘촘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트렌드 분석가 진효정은 “실내·외 복합 동선이 가능한 지역이 각광받는 데에는, 단순한 기상 변화보다 실질적인 경험 만족감이 커졌기 때문”이라 표현했다.

 

커뮤니티에는 “흐린 날이 오히려 더 운치 있다”, “덥거나 비가 와도 좋은 곳이 많아서 걱정 없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한 시민은 “이젠 맑은 날만 기다리지 않는다. 계획을 유연하게 짜는 게 여행의 묘미”라 고백했다.

 

경산의 흥미로운 점은, 흐림과 무더위, 때때로 내리는 소나기가 각각 다른 여행의 표정을 만들어준다는 데 있다. 박물관, 온천, 실내 동물원 등은 쉼과 체험을 모두 품고 있고, 팔공산갓바위는 계절마다 새로운 바람을 선물한다. 삼성현역사문화공원처럼 실내외가 조화된 공간에서도 여유로운 산책이 이어진다.

 

작고 사소한 변화처럼 보여도 각자의 취향과 컨디션, 계절의 변덕까지 반영하는 일상의 여행법. 여름 경산의 흐린 날씨는 여행이 곧 내 삶의 일부임을, 그리고 내 방식대로 순간을 즐길 수 있음을 조용히 말해준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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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팔공산갓바위#경산시립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