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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여전히 1% 미만”…미국차 일본 시장 진입 완화에도 판매 확대 한계
국제

“점유율 여전히 1% 미만”…미국차 일본 시장 진입 완화에도 판매 확대 한계

윤선우 기자
입력

2025년 8월 5일(현지시각), 일본(Japan) 정부가 미국산 자동차의 시장 진입 장벽을 공식적으로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USA) 대통령은 이날 양국 무역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 개방 진전이 주요 성과임을 강조하며, 일본 측이 자국 기준의 안전 인증과 검사 없이 미국 차량 수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의 압박 속에 이뤄졌으며, 일본 내 미국산 차량 판매 확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장기간 일본 시장 내 미국 자동차 점유율이 저조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 불만 제기가 배경이 됐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자체 시장을 개방해 왔으나, 일본이 각종 기준과 제도적 절차를 내세워 미국차 진입을 제한한다는 점이 논쟁의 초점이었다. 실제로 일본은 1970년대 후반 이후로 수입차에 별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 왔으나, 미국 브랜드 차량의 시장 점유율은 이렇다 할 반등을 보이지 않았다. 포드자동차(Ford)는 2016년 사업성 악화로 일본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일본 자동차시장 개방 압박에도 미국차 점유율 1% 미만…판매 확대 난망
일본 자동차시장 개방 압박에도 미국차 점유율 1% 미만…판매 확대 난망

그러나 업계 전문가와 현지 언론은 시장 개방 조치의 실효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월 5일, "업계와 전문가들이 이번 조치로 미국산 자동차 판매가 크게 늘어나긴 어렵다고 본다"고 전했다. 실제로 2023년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차 점유율은 1% 미만에 머문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수입차 시장에는 미국산 차량이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특수성이 미국차 판매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도로 폭이 좁고 도시 내 교통체증이 심하며, 좌측통행 환경 등으로 인해 연비와 주차 효율성이 높은 소형차가 주류를 이룬다. 핸들도 오른쪽에 위치해야 하는 등 현지 소비패턴에 맞는 모델 제공 부족도 지적된다. 실제로 현지 진출 미국 브랜드는 대형 SUV와 트럭 위주 라인업으로, 일본 시장 주류 수요와는 괴리가 크다.

 

주오대의 기무라 쓰요시 교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GM에서 근무하며 일본 시장을 경험했다"며, "시장 포화와 현지 맞춤형 모델 개발 미흡이 미국차 점유율 정체의 근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 장벽은 실질적으로 큰 장애가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일본 내 미국 자동차 판매 상황에 대해 블룸버그, CNN 등 주요 외신도 "시장 진입 규정 완화가 단기적 판매 증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업계 인사들은 "장기적으로도 수요 구조 변화 없이는 점유율 확대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시장 개방 요구가 지속될 가능성에도 불구, 일본 자동차 산업 및 소비자 특유의 선호가 미국차 수입 확대를 제한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 분석한다. 향후 한·미·일 자동차 시장의 구조 변화와 전략 다변화 여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조치가 실질적 시장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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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동차#일본시장#트럼프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