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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햇살 아래 산책”…의령 자연에서 마음 쉬어가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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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햇살 아래 산책”…의령 자연에서 마음 쉬어가는 여행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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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 속에서 느리게 숨 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때는 평범하게 지나쳤던 들과 산의 고요함이, 이제는 지친 삶을 달래주는 쉼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의령을 찾는 이들은 자연과 동물, 그리고 오래된 사찰에서 마음의 온도를 낮춘다.

 

경상남도 중앙에 자리한 의령군에는 산과 강이 어우러진 풍경이 넉넉하다. 9월 의령의 아침은 24.7도를 기록하며, 낮 최고 26도, 바람도 한적하게 이어진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의령 한우산 자락의 야베스 목장에서 동물과 교감하는 사진들이 자주 등장한다. 젖소에 먹이를 주거나 어린 송아지와 산책한다는 경험담이 자연스럽게 퍼진다. 어느 방문객은 "당나귀 빗질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더 따뜻해지는 내 마음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수도사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수도사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교외 목장 체험, 자연 속 산사 방문 수요가 계절마다 증가하고, 그 인기는 가족 단위는 물론 홀로 찾는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높아지는 중이다. 야베스 목장에서는 젖소와 당나귀, 양, 토끼, 닭까지 다양한 동물들과 맞닿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선한 우유로 만든 요거트와 치즈를 나눠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맛'보다 '경험'을 우선시하는 취향이 강해졌다.

 

자연과 역사가 만나는 경남 의령의 수도사도 여행자들에게 조용한 쉼을 선물한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이 산사는 오래된 기둥 사이로 비치는 햇살, 풍경이 흔들리는 소리, 차분한 공기가 마음을 다독인다. 한 방문자는 "사찰의 고요함 속에서 바쁜 마음도 점점 느려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소통하며 느리게 머무는 시간은 심신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조언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도심에서 지쳤을 때 생각나는 곳", "양들과 산책하는 기분이 오래 남는다" 등 경험을 나누는 글이 이어진다. 어쩌면,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본연의 리듬을 되찾고 싶어하는지 모른다.

 

가을 산세가 붉게 물드는 봉황대에서는 '봉황이 내려앉았다'는 전설처럼, 바람과 햇살의 품 안에서 깊은 숨을 쉴 수 있다. 누군가에겐 오래된 사찰의 종 소리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목장의 동물들이 주는 교감이, 잠시나마 자기를 다독이는 시간이다.

 

작고 사소한 여행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순간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가을의 의령처럼, 천천히 자연에 기대는 마음이 어느새 우리 곁에 자리잡는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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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야베스목장#수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