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스템 토큰화 조용히 진행”…리플·블랙록 협업, 디지털 자산 질서 재편 신호
현지시각 기준 3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과 블록체인 기업 리플(Ripple)의 대규모 토큰화 프로젝트가 업계 분석을 통해 조명됐다. 양사는 금융, 의료, 신원 정보 등 핵심 영역을 아우르는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 협업을 비밀리에 확대 중인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질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 협력이 아닌, 시장 구조 자체를 ‘토큰화’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암호화폐 분석가 코스모(Cosmos)는 “블랙록과 리플이 동일한 자산과 시점, 인물들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실제로 양사가 기관 중심의 구조 재편에 합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리플이 XRP 레저를 활용해 미국 국채를 온체인에서 토큰화한 OUSG 펀드를 사례로 들고, 여기에 블랙록이 자금을 제공해 간접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OUSG 펀드는 전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출신들이 설립한 핀테크 스타트업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 플랫폼에서 토큰화됐고, 리플은 블록체인 인프라 제공자, 온도는 토큰 발행자, 블랙록은 자본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맡았다.

또한, 블랙록이 운영하는 ‘XDNA’ 유전학 ETF와 더불어 내년 7월 XRP 레저 상에서 출시 예정인 동일 명칭의 신원 기반 바이오 토큰(XDNA Token)도 대표적인 협업 사례로 지목된다. 이 토큰은 DNA Protocol에서 발행, 유전체학 및 의료 데이터, 바이오 신원 시스템 활용을 목표로 한다. 이는 리플이 금융을 넘어 의료·신원 데이터까지 토큰화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플은 국제 결제 메시징 표준 ISO 20022에 호환 가능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FedWire, SWIFT 등 세계 대형 금융 인프라가 도입 준비 중인 국제규격이다. 반면 블랙록은 자산운용 플랫폼 ‘알라딘(Aladdin)’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을 실증, 약 20조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자산을 신규 인프라로 관리 중이다.
일각에선 리플이 정부 채권,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공공재 중심의 토큰화를, 블랙록은 주식, 부동산, 신원 등 민간영역 토큰화를 각각 분담하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두 업체가 겉으로는 구분돼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통합 전략을 구사,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으로 토큰화 시스템의 확장은 대체 불가한 시장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코스모 분석가는 “이 같은 흐름에서 이더리움(Ethereum), 솔라나(Solana)와 같은 기존 암호화폐도 이미 구조에 포함돼 있다”며, 과거의 ‘새로운 시장 개척’이 아니라 ‘기존 금융 질서를 전환’하는 양상임을 강조했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봉쇄적 투명성이 높은 기관 중심의 토큰화 체제가 금융 시장의 새 기준이 될 수 있다”며, 일반 투자자 접근성, 자산 구조 변화 등 파급효과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국제 블록체인 업계도 다양한 영역에서의 파급과 규제, 기술 표준 논쟁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블랙록과 리플의 협업이 단기 암호자산 시장을 넘어 실물 경제의 구조적 변혁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앞으로 글로벌 금용 질서 전반에 어떤 파급을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