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헹가래”…손흥민, 토트넘 고별전→6만 팬과 마지막 포옹
여름밤 서울월드컵경기장, 손흥민을 지켜본 6만여 관중의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울림을 남겼다. 한 시대를 장식한 선수의 마지막 홈경기, 그라운드를 쉬지 않고 누비던 손흥민의 표정에는 설렘과 이별의 묵직한 감정이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벤치로 향하는 순간, 동료들과의 포옹, 그리고 이어진 헹가래와 뜨거운 눈물은 긴 여정의 끝과 새 출발을 암시했다.
3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경기는 쿠팡플레이 시리즈의 하이라이트였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나서 국내 팬들 앞에서 자신의 토트넘 마지막 무대를 꾸몄다. 경기 초반, 브레넌 존슨의 빠른 선제골로 활기가 돌았고, 손흥민은 왼쪽 측면을 집중 공략하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전반 36분 골 지역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 슛은 상대 수비에 막혔으나, 공격 포인트를 노린 노력이 이어졌다.

후반 20분, 손흥민은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며 몇 번이고 관중을 바라봤다. 관중석에서는 거대한 기립박수와 환호가 쏟아졌고, 동료 선수들은 즉석에서 헹가래로 손흥민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했다. 손흥민은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고, 관중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이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경기 종료 후엔 전광판을 통해 푸슈카시상 장면 등 수많은 명장면이 재생되며, 팬들과 함께했던 손흥민의 10년이 조용히 정리됐다.
숫자 역시 손흥민의 시간을 증명했다. 454경기 출장, 173골과 101도움. 2021-2022시즌에는 23골로 무함마드 살라흐와 EPL 득점왕을 기록했고, 토트넘 주장으로 유럽대회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는 미국 LAFC로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배우 박서준의 시축, 손웅정 감독과 이강인의 현장 응원도 이날 고별전의 의미를 더했다.
짧지 않은 시간, 유럽과 아시아 무대를 오가며 남긴 수많은 기록과 장면들이 이날 서울에서 하나로 이어졌다. 팬들은 눈물과 기쁨 속에서 손흥민의 새로운 여정을 응원했고, 경기장은 오래도록 박수와 함성으로 물들었다. 손흥민의 고별전이었던 이 날의 기록과 이야기는 오는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뜨겁게 각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