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건희 4시간 반 진술거부”…이우환 그림 논란 특검 수사, 향후 윤 전 대통령 조사로 확대 가능성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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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김건희 여사 뇌물 혐의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특검팀이 이우환 화백 그림 수수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김 여사를 불러들인 가운데, 김 여사의 진술거부와 추가 조사 전망이 맞물리면서 정국이 격랑에 휩싸였다.

 

김건희 여사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해 4시간 30분에 걸친 조사를 받았다. 김 여사는 점심 식사와 휴식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2시간 정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 이후 27일 만의 출석이었다.

이번 조사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2024년 4·10 총선 공천을 대가로 1억4천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김 여사에게 건넨 뇌물 수수 혐의가 쟁점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의 공천 청탁을 받아들여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또 평소 박서보·윤형근 화백 그림을 선호한다는 점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는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하지만 "그림을 직접 받거나 관저에 갖다놓은 적 있냐"는 특검team 질문에는 "관저에 갖다놓은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특검은 김 전 검사가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를 통해 그림과 총선 청탁을 연계했다는 판단이다.

 

청탁을 받은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 측에 "'김상민 검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압박한 정황도 파악됐다"고 특검팀은 전했다. 실제로 김상민 전 검사는 창원 의창구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으나, 4개월 뒤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된 바 있다.

 

뇌물죄 적용 여부도 논란의 중심이다. 특검은 김 여사가 공직 신분이 아닌 점을 들어, 윤 전 대통령이나 다른 현직 공직자들과의 공모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김 여사 조사 내용을 토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확산되고 있다.

 

특검 수사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날 특검팀은 별건으로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 사안은 김 여사가 2023년 7월 학폭 사건 발생 직후 교육부 차관과 8분가량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며, 사건 무마 시도 의혹이 정치권 논쟁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정치권은 즉각 반응에 나섰다. 여권 일각에서는 "정치적 의도에 따른 무리한 특검 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반면 야권은 "국정 최고위층의 사적 영향력 남용"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여사의 진술거부와 그에 따른 특검의 추가 소환 계획이 조만간 정국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는 이날 김건희 여사 뇌물 혐의와 학폭 무마 의혹 등 주요 사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특검팀 역시 윤 전 대통령 조사 준비 등 강경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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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이우환그림#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