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방치된 지방종, 경부 수술로 제거”…조기 진단·정밀 의료 필요성 부각
지방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형성되는 양성 종양인 ‘지방종’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의료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의학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나왔다. 러시아 키로프시에 거주하는 65세 남성이 16년 동안 치료 없이 방치해온 목 뒤 종양을 최근 외과 수술로 제거, 환자는 회복 중이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정밀의료시대에도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분기점으로 본다.
이번 수술은 러시아 현지 의료진이 집도했으며, 환자가 목 뒤에 머리만 한 크기로 커진 지방종을 2009년 발견한 이후, 별다른 치료나 분석 없이 오랜 기간 연고·민간요법을 반복해온 끝에 대형 종양으로 진행돼 발생했다. 최종 진단은 조직검사를 통한 ‘지방종(lipoma)’ 확인으로, 피부와 근육 사이에 지방세포가 증식해 생기는 양성 종양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지방종은 대체로 크기가 작고, 통증이 미미해 환자가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나, 특정 조건에서는 축구공 크기 이상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

주요 기술적 도전은 종양이 혈관·신경이 밀집한 경부신경총 인근에 있어 고난도의 외과적 절제가 필요했다는 점이다. 수술 과정에서 환자는 종양으로 인해 등을 대고 눕지 못해 의료진이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집도하는 등 맞춤형 접근법이 적용됐다. 최근 의료 빅데이터, 영상진단 기술과 결합된 정밀의료가 지방종 등 양성 종양 진단·치료에 활용되며, 조기 발견 시 최소침습적 치료나 예후 개선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 주요 병원 및 의료 테크기업들은 최근 유전체 분석, AI 기반 병변 탐지·분류 등 신기술로 지방종 및 다양한 종양 조기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유럽, 미국에서도 대형 병변의 늦은 진단사례가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어, 환자 스스로의 증상 관찰 및 정기 검진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도 “지방종은 서서히 성장하면서 통증이 적어, 환자가 병원을 늦게 방문하는 경향이 있다”며 “크기가 커지면 외과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의료계는 데이터기반 정밀의료 확대가 조기 진단 환경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건다.
전문가들은 “지방종 역시 가족력, 생활 방식 등 위험요인을 파악해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정밀의료 발전과 함께 개인 단위의 빠른 진단, 조기 치료 문화가 동시에 확산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극단적 사례가 의료 AI, 유전체 분석 기반 정밀의료의 사회적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