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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뮤지컬, 닫힌 마음 깨트린 순간”…문태유 열연→관객 숨죽인 몰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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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뮤지컬, 닫힌 마음 깨트린 순간”…문태유 열연→관객 숨죽인 몰입 속으로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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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책방의 온기 속에서 문태유가 윤재의 무표정한 얼굴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무대는 서서히 감정의 파동과 함께 관객을 끌어당겼다. 문태유와 김리현, 윤소호가 연기하는 윤재의 차가운 눈빛은 곤이의 억눌린 분노, 도라의 자유로운 감성과 맞닿으며 장면마다 예기치 못한 울림을 안겼다. 아몬드처럼 굳게 닫힌 마음에서 서서히 조심스럽게 움트는 변화, 그 여정이 객석에 잔잔한 파장을 남겼다.

 

뮤지컬 ‘아몬드’는 3년 만에 돌아온 재연 무대에서 더욱 깊어진 완성도를 자랑했다. 동명의 손원평 소설에 바탕을 둔 이번 작품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와, 자신의 아픔을 주먹으로 표현하던 곤이, 그리고 섬세하게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는 도라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이야기를 견고하게 펼쳐냈다. 목재의 따뜻한 질감으로 꾸며진 무대 위, 새롭게 도입된 LED 영상이 시간과 공간, 인물 내면의 진폭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복수의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8명의 배우들은 윤재의 성장서사에 힘을 실으며, 내레이션을 통해 극의 정서를 섬세하게 덧입혔다.

“아몬드처럼 닫힌 마음”…뮤지컬 ‘아몬드’ 재연, 감정의 공감 불러온 이유→관객 몰입 이끌다 / 쇼온컴퍼니
“아몬드처럼 닫힌 마음”…뮤지컬 ‘아몬드’ 재연, 감정의 공감 불러온 이유→관객 몰입 이끌다 / 쇼온컴퍼니

문태유, 윤소호, 김리현 등 윤재 역 배우들은 미묘한 감정의 결을 그려내며 극에 정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힘을 부여했다. 반면 곤이 역의 윤승우, 김건우, 조환지는 분노 속에 숨은 연민을 복합적으로 그려내며 긴장에 숨을 불어넣었다. 두 인물이 서로에 의해 흔들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무대는 단순한 성장담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소통’의 메시지를 새겨 넣었다.

 

기존 12명에서 8명으로 축소된 배우진에도 불구, 모든 배우가 동시에 여러 역할을 소화해내는 연출이 돋보였다. 헌책방이라는 공간과 윤재의 회고록을 넘나드는 내레이션 방식은 무대와 객석,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며 관객에게 한층 깊이 있는 감정 교류를 이끌었다. 윤재 곁을 지키는 이들의 다정한 시선과 말들은 외로움, 사랑, 성장의 미묘한 정서를 관객 가슴에 또렷이 남겼다.

 

이번 시즌 제작진은 김태형 연출과 서휘원 작가, 이성준 작곡가 등 초연의 내공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여기에 고동욱 영상 디자이너의 새로운 감각이 더해지면서, 시각적 완성도가 몰입감을 크게 높였다. 초연을 뛰어넘는 무대와 연기, 장면 전환 미학, 그리고 깊어진 서사들은 관객과의 내면적 소통을 강화했고, 작품과 관객이 서로를 닮아가는 특별한 순간들이 쌓였다.

 

관객들은 무대 위 배우와 이야기, 음악, 그리고 연출에 열광적인 호응을 보내고 있다. 아몬드가 전하는 공감의 힘, 그 감정의 전이 앞에서 많은 이들이 쉽사리 일어나지 못한 채 마음 깊은 여운을 품었다. 뮤지컬 ‘아몬드’는 한층 진화한 무대와 배우진의 뜨거운 호흡을 바탕으로 12월 14일까지 서울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이어진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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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문태유#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