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타구에 전율”…이정후, 센가 제압 멀티히트→시즌 99안타로 적수
비 내리는 뉴욕 시티필드, 차가운 공기 위를 가르던 방망이 끝에서 이정후의 진가가 다시금 드러났다. 모두의 시선을 모은 한일 투타 맞대결에서 이정후는 중심을 꿰뚫는 2루타로 팀에 기운을 불어넣었다. 3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서 이정후는 3타수 2안타 1사구 1득점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정후는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두 경기 연속 2루타를 때려냈다. 이날 멀티히트 달성은 시즌 23번째 기록이며, 최근 6경기 만에 다시 쓰는 값진 성과다. 2회 첫 타석에선 일본 출신 선발 투수 센가 고다이의 커브볼에 맞아 사구로 출루했으며, 4회 선두타자로 나서 바깥쪽 컷 패스트볼을 좌선상 2루타로 만들어냈다. 타구 속도는 무려 150㎞에 달하며, 팀 동료 그랜트 매크레이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시즌 52득점째를 기록했다.

센가와의 두 번째 맞대결 역시 주목받는 순간이었다. 앞서 만나 무안타에 그치며 아쉬웠던 점을 이정후는 확실히 만회했다. 1타수 1안타 1사구로 존재감을 입증하고, 경기의 흐름을 흔드는 역할을 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그레고리 소토가 던진 시속 154㎞ 싱커를 당겨 중전 안타로 연결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어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브룩스 레일리의 146㎞ 싱커를 강하게 받아쳤으나, 메츠 1루수 피트 알론소의 호수비에 막혀 추가 안타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51로 올랐고, 395타수 99안타를 누적하며 통산 100안타 달성에 단 한 발짝을 남겼다. 비록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메츠에 6-12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정후의 타격감과 집중력만큼은 확실하게 빛났다. 특히 KBO리그에서 클래스를 증명한 브룩스 레일리와의 첫 맞대결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타격을 선보였다.
샌프란시스코 팀이 다시 한 번 재정비에 들어가는 가운데, 이정후의 다음 무대에도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빗속에서 이어진 그의 힘찬 방망이질은 구장에서 환호와 위로를 동시에 자아냈다. 메이저리그의 낯선 공기를 묵묵히 이겨내는 이정후의 이야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