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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트럼프 발언에 한여름 긴장”…미·중 무역전운에 다우 4만2천선 붕괴 위기→금리정책 향방 이목 집중
국제

“뉴욕증시, 트럼프 발언에 한여름 긴장”…미·중 무역전운에 다우 4만2천선 붕괴 위기→금리정책 향방 이목 집중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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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이른 여름, 월가에는 끝내 식지 않는 긴장감과 억눌린 불안의 공기가 다시금 짙어졌다. 5월의 마지막 장,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품고 한 걸음씩 밀려났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2,163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려 애쓰면서도, 소리 없는 압력에 52포인트가량 밀려내렸다. S&P500과 나스닥은 기술, 에너지, 헬스 산업의 잇따른 약세에 등락폭을 키웠고, 투자자들의 눈동자에도 불안을 드리웠다.

 

이날 시장의 동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은 이미 무역합의를 어겼다”는 강경한 발언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무역 교착 시사에서 비롯됐다. 서늘해진 시장 기류는 미·중의 무역 전선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흔들 가능성에 대한 집단 경계감으로 응집됐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행된 고율 관세 정책을 둘러싼 법률 다툼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 연방 국제통상법원이 다수 관세에 중단을 지시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일시적 관세 유지 결정을 내리며 정책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뉴욕증시, 미·중 무역갈등에 하락…다우 42,163p·PCE 2.1% 상승
뉴욕증시, 미·중 무역갈등에 하락…다우 42,163p·PCE 2.1% 상승

관세 정책의 갈림길 앞에서 실물 경제는 바람 앞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불투명한 무역 환경이 기업 이익과 소비 심리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 와중에 발표된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 오르며 예상(2.3%)을 소폭 밑돌았다.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기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일렁였지만, 시장은 무역 리스크라는 먹구름 앞에 그 희망을 잠시 뒤로 미뤘다.

 

뉴욕 현지의 에너지, 헬스, 기술 업종 주가는 하락 곡선을 그렸고,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는 소폭 올랐다. 기업 실적은 주가의 롤러코스터를 더했다. ‘울타 뷰티’와 ‘유아이패스’는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에 환호했지만, ‘갭’의 부진은 18% 낙폭이라는 냉엄한 평가로 이어졌다. 유럽증시는 같은 시각 온기와 냉기가 엇갈렸다. 유로스톡스50, 독일 DAX, 영국 FTSE는 상승하는 흐름에 몸을 실었으나, 프랑스 CAC40은 소폭 약세였다. 국제유가 역시 하락 곡선을 그리며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60.54달러, 브렌트유 64.32달러에 머물렀다.

 

에드 클리솔드 네드 데이비드 리서치 수석 전략가는 이 한여름의 시장 분위기를 “여전히 모멘텀은 유지되지만 3분기에는 실물지표의 둔화가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고 평했다. 시장은 이제 미·중 무역 분쟁의 향방, 관세 정책 법적 분쟁, 미국 내 경기지표와 물가 흐름, 그리고 연준의 통화정책 수위에 눈을 떼지 못한 채, 또 다른 격랑의 파고를 예감하고 있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 그 모두가 ‘다음’에 불안을 안고 밤하늘의 별을 지켜보는 오늘. 전세계 금융시장의 파문은, 결국 작은 발언과 수치의 진동이 어떻게 내일을 뒤흔드는지, 더없이 날카롭게 보여준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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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트럼프#미중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