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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언덕을 걷는 순간”…예술과 휴식이 어우러진 영일대샌드페스티벌 → 치유와 화해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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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언덕을 걷는 순간”…예술과 휴식이 어우러진 영일대샌드페스티벌 → 치유와 화해의 바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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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바닷가에서 예술을 만나는 사람들이 늘었다. 예전엔 하얀 파도와 모래를 구경하는 게 전부였다면, 지금의 해변은 공연과 체험, 감동을 함께 누리는 일상의 축제장이 됐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제9회 영일대샌드페스티벌 역시, 모래와 바다를 주인공 삼아 모두가 행복한 힐링의 무대를 펼친다.

 

한낮 햇살 아래, 바람에 흔들리는 모래언덕 사이로 대형 모래조각 작품들이 그 자체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등장한다. 축제장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조각상 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기고, 연인들은 드론이 수놓는 밤하늘을 배경 삼아 소중한 순간을 나눈다. SNS에는 새롭게 조명된 모래예술, 빛나는 드론쇼, 바닷가에서 즐긴 샌드보틀만들기 인증 사진이 줄지어 올려지는 중이다.

모래작품전시부터 드론라이트쇼까지…‘영일대샌드페스티벌’ 경북 포항에서 열린다
모래작품전시부터 드론라이트쇼까지…‘영일대샌드페스티벌’ 경북 포항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해변 축제 참여 경험을 묻는 설문에서 20~40대의 절반 이상이 모래조각전, 사운드 공연, 야외 체험을 기대 요소로 꼽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K-힐링 포항, 모래의 합창(화해)’이라는 올해 테마처럼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응답이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자연 속에서의 공동체 예술 체험’이라 부른다. 예술교육 심리 전문가 정혜연씨는 “이국적인 작품과 빛의 퍼포먼스가 사람들 내면의 감정을 환기한다”며 “모래에 직접 손을 대거나, 친구와 함께 체험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치유받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매년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축제”, “해질 무렵 바다와 음악이 어우러질 때 완벽한 힐링타임”, “바다에서 하는 EDM파티에 반해버렸다”는 후기가 연달아 이어진다. 해변가에서 펼쳐지는 선셋요가, 씨네마 등의 신선한 체험 프로그램도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특별해졌다”고 공감을 모은다.

 

어쩌면 우리가 모래 위에서 잠시 멈추는 이유는, 그 일상의 틈에서 자신만의 여백과 위로를 찾고 싶어서일지 모른다. 영일대샌드페스티벌은 단순한 여름 이벤트를 넘어, 누구에게나 열린 평화와 화해의 시간을 예술이라는 언어로 전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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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샌드페스티벌#포항#드론라이트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