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수출입은행, 일본 전범기업 참여 사업에 1조5천억원 금융 지원”…정태호, 과거사 외면 지적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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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이 일본 전범기업이 참여한 해외 대형 사업에 1조5천억원대 금융지원을 추진하면서 정치권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정태호 의원은 9월 26일 수출입은행의 자료를 근거로 “카타르 라스 아부 폰타스 담수·발전 플랜트 건설운영사업에 1조5천여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에는 일본 전범기업 스미토모가 지분 17%로 참여하며, 이는 카타르전력수력회사(QEWC·55%)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다. 스미토모는 일제강점기 국내외에서 강제노역을 운영한 기업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전범기업으로 분류돼 해산된 이력이 있다.  

정태호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국책금융기관으로서 단순한 사업 기반 외에도 대상 기업의 과거 전력까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은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은 신중치 못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사업 참여 일본 기업들에 대해 신용도와 사업 수행 능력 등 실질적 사업 주체로서의 역량을 중심으로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기업의 과거 행적에도 책임 있는 재원 운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책금융기관의 투자 결정이 과거사 청산 및 한일관계의 민감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실무적인 금융지원 결정 과정과 기업 실적 평가의 균형 문제를 두고 각계 다양한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날 국회는 수출입은행의 해외사업 금융지원 방침과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와 정부는 국책기관의 재원 집행 기준 및 정책적 감수성 제고를 두고 후속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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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호#수출입은행#스미토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