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1시간 노동, 연속 계약에 산업재해까지”…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국감서 질타
산업재해와 과로 사회 문제가 다시 국회에서 충돌했다.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을 계기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종합국정감사 현장은 노동자 권리와 처우 이슈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10월 30일 국회에서 고강도 노동, 연속 계약, 산업재해 실태 등을 놓고 기업 책임론을 제기하며 환노위가 정치권의 갑론을박 중심에 서게 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사망한 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의 유족에 따르면 주 평균 60시간 이상을 일했고, 유족 주장대로라면 과로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회사 측이 인력 증원 등 조치를 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라며 사측의 태도를 질타했다.

또한, 박홍배 의원은 "런베뮤에서 매일 16시간, 주 80시간에 달하는 불법 노동이 이뤄졌고, 사측은 은폐·축소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 초년생 다수가 법적 권리를 모른 채 장시간 근로를 감내하는 현실"을 짚었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고인의 가족 및 지인과 나눈 문자 내용을 공개하며 "최대 하루 21시간 노동, 끼니도 거를 정도의 근무환경은 사회적 충격"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제보를 토대로 "런베뮤와 계열사에서 석 달, 한 달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반복해 노동 환경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발언 도중 눈물도 보였다.
런베뮤 사업장에서 산업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도 환노위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받아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2건, 2024년 9월까지 21건 등 총 수십 건의 산재가 모두 승인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야는 노사 현장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의 근무 환경도 논의했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최근 이직한 직원이 한 달도 안 돼 체중이 5㎏ 빠지고 원형 탈모까지 겪었다"며 "오전 7시 30분부터 쉬는 날 없는 업무 지시 등 대통령실 내 노동 강도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유튜브 등에서 이를 '열심히 일한다'로 홍보하는 것은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위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취지겠지만, 과로 조장 소지가 있다면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기업 소유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한 여야 모두의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김태선 의원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모두 “인수자 찾기 쇼에 이어 청산 위험” “직원 생계가 걸렸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병주 MBK 회장은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국회 환노위가 별도 청문회와 고발 등 후속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환노위 국감은 노동 현장과 공직사회 모두에서 장시간 노동, 연속 계약, 산재 등 노동 환경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과 각성 요구가 이어졌다. 국회와 고용노동부는 과로 방지와 근로 여건 개선 대책을 두고 후속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