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0선 첫 돌파”…외국인·기관 매도에 변동성 확대
코스피 지수가 10월 30일 장중 사상 처음 4,1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현물 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이며 오후 들어 변동성이 커졌고, 지수는 0.14% 오른 4,086.89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동시에 반영돼 투자자들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하루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4.80포인트(0.61%) 오른 4,105.95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4,146.72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협상 세부 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오후 들어 상승폭이 줄었고, 등락을 반복한 끝에 상승세를 일부 지켜냈다. 장중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77억 원을, 기관은 8,367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9,36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하락을 일부 방어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선 외국인이 1,211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의 장중 강세는 미국과 한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25%→15%), 대규모 조선업 협력 등 한미 관세협상 소식과 미국 내 현금 투자액 연간 200억 달러 상한 설정 등이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 다만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관세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한국 정부와의 세부 합의점에 온도차가 드러나면서 매물이 출회됐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일부 기대를 밑도는 결과가 나온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미국의 펜타닐 관세 인하 등 개별 이슈들이 나왔으나, 시장이 기대하던 고율 관세 유예 연장 등은 미진하게 마무리됐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bp 인하했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춘 제롬 파월 의장 발언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3.58% 오른 10만5,8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SK하이닉스'(1.79% 상승), '현대차'(2.71%), '기아'(0.35%) 등도 호조를 보였다. 조선업 협력 기대와 관세 인하로 '한화오션'(6.90%)이 크게 올랐고, 중국 소비재주인 '토니모리'(7.04%), '에이피알'(6.07%) 등도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합작법인 공장 가동 중단 소식에 5.35% 하락했고, '두산에너빌리티'(-6.95%), 'NAVER'(-3.58%) 등도 약세였다. 전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하락 종목(707개)이 상승 종목(191개)보다 3.7배 많았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1.67%), 오락문화(2.75%), 운송장비(1.28%) 등이 상승했고, 반면 전기가스(-4.83%), 건설(-4.17%), 의료정밀(-2.75%) 등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0.73포인트(1.19%) 내린 890.86에 마쳤다. 장 초반 강보합 출발 뒤 낙폭을 키웠으며, 개인과 기관이 각각 970억 원, 358억 원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854억 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5.30%), '에코프로'(-4.19%) 등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3조9,410억 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재경신했고,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9조800억 원이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과 정규마켓의 거래대금은 17조9,6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원 내린 1,426.5원에 마감, 원화 강세가 이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장 초반 관세 및 산업 협력 호재에 강세를 보였지만, 미중 정상회담 결과 및 구체적 관세협상 내용에서 불확실성이 재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희토류 관련 발표, 일부 공급 협상 미완료, 대만 문제가 의제로 빠진 점 등도 장중 변동성을 확대시켰다”고 덧붙였다.
향후 한중 정상회담(11월 1일)과 미중 무역 추가 협상,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등이 증시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정책 및 지정학적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