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축기업 급증”…미국·일본 증시, 자금조달 세 배 확대에 시장 경계
현지 시각 24일, 글로벌 증권시장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전략적으로 매입·보유하는 암호화폐 비축기업(CTC)의 급증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국(USA)을 비롯, 일본(Japan)과 독일(Germany) 등 주요국 주식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상장과 자금 조달 규모가 지난해 대비 세 배 가까이 확대돼 국제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4년 1~8월 전 세계 상장 CTC는 154곳, 이들의 암호화폐 매집 자금 조달액은 984억달러(137조2천억 원)에 달했다. 전년도 한 해 동안 10곳, 336억달러(46조8천억 원) 대비 수와 금액 모두 대폭 늘어난 수치로, 미국발(發) 디지털 자산 규제 완화 흐름과 맞물려 ‘암호자산 광풍’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대표적 CTC인 미국의 스트래티지(Strategy)는 대규모 비트코인 매집 전략으로 주가가 폭등하며, 일본과 독일 등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확산 중이다. 주목할 점은 CTC 주식의 가치는 보유 암호화폐와 연동돼 있어, 비트코인 가격 변화가 곧장 시가총액과 투자자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는 리스크 또한 상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조치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현지 기준 8월 20일, 스트래티지 주식의 국내 투자자 보유액은 13억7천만달러(1조9천억 원)로, 해외 주식 자산 순위 17위를 차지했다. 최근 비트마인(Bitmine) 등 미국 CTC 주식도 국내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메타플래닛’이 코로나19 이후 호텔업에서 코인 비축업으로 전환, 한 달간 국내 순매수 507만달러(70억 원)를 기록하며 일본주 중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의 급격한 성장세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내부 업계조차 '버블'과 과열 위험성을 경계한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변동성은 기존 자산군보다 훨씬 높아, 가격 하락 시 주가 급락이나 부채 리스크로도 즉각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도 과도한 자금 조달과 단기 주가 부양을 위한 무리한 코인 매수 등 시장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금융위원회의 올해 하반기 CTC 산업 시범 허용 방침에 따라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이 전략 비축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업계 관심이 모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CTC의 시가총액과 보유 코인 가치, 자금조달능력, 부채 구조 등 균형 여부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디지털 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코인 매입 등 투기적 CTC 사업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CTC가 국제 자본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주요국 당국과 시장이 암호화폐 기반 기업의 자산 리스크 관리와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투자 열풍 이면의 위험 관리 여부에 따라 각국 증시와 투자문화, 첨단 기업가치 평가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