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5% 급락”…관세 불확실성·美 금리 실망에 외국인 대규모 매도
26일 코스피가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과 미국 금리 인하 지연 우려,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악재가 겹치며 2.45% 급락했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는 물론 코스닥까지 동반 약세를 보였고, 하루 만에 시가총액 70조 원 이상이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대외 교역 리스크와 미국 통화정책 경계감, 환율 불안까지 삼중고가 한꺼번에 덮친 결과로 분석한다. 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업종별 차별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45% 내려 3,4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도 2% 넘게 하락했다. 특히 장중에는 코스피 지수가 3,365선까지 밀리며 충격이 확산됐다. 환율은 원·달러가 1,412원을 돌파해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이는 외국인의 매도세를 더욱 부채질했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에서 6,600억 원 이상, 선물에서 4,400억 원 넘게 매도했다. 기관도 약 4,800억 원어치를 팔았으며, 개인만 1조 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프] 최근 반년 코스피/코스닥 주가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926/1758876746529_220280479.jpg)
종목별로는 외국인 매매 전략의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1,309억 원), 삼성전기(361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일부 반도체·방산·중공업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과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은 SK하이닉스(3,568억 원), 카카오(708억 원), 네이버(537억 원) 등은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카카오·네이버 등 플랫폼주는 규제 리스크 부담이 작용했다.
기관 역시 네이버, 에이피알, 셀트리온 등을 소폭 순매수했지만,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은 적극 매도에 나섰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이 대형주 전략에서 시각차를 드러내며, 종목별 변동성이 확산될 여지를 남겼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저가 매수에 대거 동참했으나, 외국인·기관의 매도세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시에 악영향을 준 주요 변수로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신호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가 현금이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미국 내 공장을 짓지 않은 제약사에 대해 100% 관세 방침을 시사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무역 리스크가 재차 부각됐다.
실제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3.25% 떨어져 8만3,000원대, SK하이닉스는 5.61% 급락해 33만 원대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3.46%), 삼성바이오로직스(-2.15%), 카카오(-6.17%) 등 대형주도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다. 네이버(0.98%), 셀트리온(0.06%) 등 일부 종목만 소폭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8.79%), 전기전자(-3.82%), 건설(-2.79%) 등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바이오 시총 상위주들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JYP엔터(2.43%), 파마리서치(5.67%) 등 일부 종목만 선전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미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진단한다. “다만 삼성전자 등 핵심 대형주의 선택적 매수에서 보듯, 저가 메리트와 성장 모멘텀을 가진 업종의 반등 여지는 열려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불확실성 지속과 환율 변동성 확대, 관세 정책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은 미국 통화정책, 무역 협상, 환율 동향 등 주요 글로벌 변수에 따라 출렁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