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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심시설 파괴 고심”…트럼프, 군사력 선택 앞 외교 대화 고조→중동 긴장감 증폭
국제

“이란 핵심시설 파괴 고심”…트럼프, 군사력 선택 앞 외교 대화 고조→중동 긴장감 증폭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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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악관의 아침 공기는 사뭇 긴박하다. 동틀 무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무실의 창 너머로 길게 드리운 빛을 바라보며 한반도 너머의 또다른 불확실성, 이란의 그림자를 곱씹고 있었다. 이스라엘이 공습의 불씨를 댕긴 이란의 핵시설, 그중에서도 단단한 바위산 아래 감춰진 포르도 핵시설이 국제 언론과 외교가의 중심에 올랐다. 그리고 그 결절점에 선 미국의 결정, 트럼프의 선택이 중동의 평화를 흔드는 무거운 저울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시선과 신중한 망설임 사이에서, 이란 핵시설을 향한 군사 개입의 실효성과 필연성에 관한 끈질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액시오스가 전한 바에 따르면, 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전반을 파괴할 수 있을지”라는 근본적 확신을 요구하며, 군사력 행사가 장기 분쟁을 불러올 위험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의 곁에 선 보좌진들마저도, “준비는 돼 있지만 그 필요성에 대한 납득은 아직”이라며 초조함을 숨기지 못한다.

[워싱턴=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 선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19. / 뉴시스
[워싱턴=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 선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19. / 뉴시스

특히 이란 본토 깊숙이 자리잡은 포르도 핵시설의 존재는 미국 국방부와 대통령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그럴 역량을 갖춘 유일한 자”라며 세간을 압도하는 힘을 내비추지만, 동시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영어로는 수동적이지만 삶의 무게를 담은 침묵을 이어간다. 국방부는 벙커버스터 폭탄에 대해 “확신한다”고 응답했으나, 이란 핵의 본질은 무력 단순성만으로 해결될 것이 아님을 내비친다.

 

미국 내부에서는 “미국의 목표는 핵이 없는 상태(no nuke)”임을 재차 강조하지만, 이스라엘과의 미묘한 입장 차 역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스라엘은 포르도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는 한, 이란의 핵 프로그램 또한 그 뿌리를 잃지 않을 것이라 강하게 우려한다. 이는 국제 공조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으로, 추후 중동 정세와 미·이란 관계를 크게 바꿀 변수다.

 

백악관은 조심스럽게 군사적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이면에서는 외교적 해법도 모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 특사가 이란 외교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는 내용까지 액시오스 보도를 통해 전해지면서, 대화와 압박이 교차하는 오묘한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다. 공식 결정은 유보 상태에 머무르며, 트럼프 대통령은 각계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국제사회는 이 같은 미국의 고민과 이스라엘의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군사 개입이라는 칼날을 쥔다면, 이란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에도 긴장감이 번질 공산이 크다. 군사력과 외교의 미묘한 저울질, 그 선택의 무게가 머지않아 전 세계의 평형을 흔들 새로운 변곡점이 될 조짐이 감돌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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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란#포르도핵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