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USA, 미 국방부 MCDC 정회원 승인”…한국 기업 최초로 글로벌 안보 체계 진입
한국 기업이 미국 국방 안보 체계의 핵심 협력망에 진입하며 바이오 산업계에 파장을 던졌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22일 자회사 현대바이오USA가 미국 국방부 산하 MCDC(Medical CBRN Defense Consortium)의 정회원으로 공식 승인됐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이며, 아시아 전체에서도 세 번째 사례다. 정부와 군, 학계, 산업계의 MCDC는 화학·생물·방사선·핵(CBRN) 위협에 대응할 신약과 의료 방어기술을 집중 개발하는 협력체다.
MCDC는 지난 10년간 100개 이상의 연구개발 프로그램에 79억 달러(한화 약 10조 8천억 원)를 투입했다. 현재 약 322개 기관이 공식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글로벌 국가안보 R&D의 핵심 플랫폼으로 인정받는다.

현대바이오USA가 정회원으로 오르게 되면서, 자사가 개발 중인 범용 항바이러스제 ‘제프티(Xafty)’가 미국 국방부의 국가 안보 대응 체계 내 후보물질로 선정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프티는 미 국방부의 연구개발 지원, 그리고 향후 구매·비축 프로그램에 포함될 기회를 얻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항생제 페니실린이 영국에서 최초 발견된 뒤 미국 산업화 과정을 거쳐 ‘세균 치료 시대’를 연 것처럼, 한국에서 개발된 범용 항바이러스제도 미국 국방부 시스템에 편입되는 패턴을 보인다”며 “바이러스 대응 패러다임 전환의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과 보건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MCDC 정회원 승인을 계기로 한국 바이오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 분야에서 미국 국방부와의 공식 협력 채널이 형성된 만큼, 향후 정부 차원의 안보·외교 의제에서도 바이오 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대바이오USA의 제프티가 미 국방부 비축의약품 목록에 포함될지 여부와 함께 연계 정책을 검토 중이다. 바이오 안보를 둘러싼 글로벌 협력 구도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 제고가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