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다큐 인사이트, 정우담의 붉은 숲”…산불 패러독스 앞 눈물→화염 질주에 숨겨진 경고
엔터

“다큐 인사이트, 정우담의 붉은 숲”…산불 패러독스 앞 눈물→화염 질주에 숨겨진 경고

문경원 기자
입력

한낮의 빛을 집어삼킨 숲, 나무마다 검게 남은 상흔은 어느새 계절을 바꿔 놓았다. ‘다큐 인사이트’는 이번 화를 통해 2025년 영남 지역을 뒤덮은 산불의 현장에서 시작해, 인간이 품지 못한 자연의 분노와 그 앞에 선 사회의 무력함을 차분히 들여다봤다. 카메라는 잿빛이 남은 산길을 따라가며, 불길이 서울 면적을 넘나드는 사이 성난 자연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역사를 가감 없이 비춘다.  

 

산불이 남긴 폐허 너머, 누적된 연료와 가차 없는 기상이 한 듯이 겹쳐지며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 정우담 오리건주립대학교 교수는 산불 패러독스 개념을 설명하며, 선한 의지로 모아둔 가지와 낙엽이 오히려 초대형 재난의 기폭제가 되는 구조적 모순을 날카롭게 짚었다. 잠깐의 방심과 선의가 더 큰 비극으로 돌아온다는 현실에 시청자들은 아릿한 경각심을 안았다. ‘더 큰 산불이 나는 산불 패러독스, 나무는 자라고 연료는 쌓여간다’는 정우담 교수의 말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불보다 더 빨리 타는 숲”…‘다큐 인사이트’ 정우담, 산불 패러독스→화염 시대의 새 경고 / KBS
“불보다 더 빨리 타는 숲”…‘다큐 인사이트’ 정우담, 산불 패러독스→화염 시대의 새 경고 / KBS

프로그램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샤스타-트리니티 국유림과 오리건주의 프레몬트-위네마 숲으로 시야를 넓혔다. 이곳에서는 인위적 간벌과 연료 관리, 처방화입 등으로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불이 닿기 전, 미리 연료를 줄여 대형 산불의 가능성을 낮추는 예방법의 실체가 화면 가득 그려졌다. 또, 드론과 인공지능 기반 조기 감지, 위성 데이터 활용 등 최첨단 시스템이 추진되는 장면은 기술과 자연이 맞서는 현장의 긴장감을 전했다.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이미 우리 일상에 들어선 위험 요인임을 프로그램은 강조했다. 나뭇가지가 쌓아올린 패러독스, 인류가 남긴 흔적과 숙제, 그 속에서 산불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층 깊어졌다. 정우담 교수 등 전문가들의 목소리와 함께 시선을 사로잡는 드론 영상은 마지막까지 붉은 숲 속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다큐 인사이트 재난기획 : 2부 화염과 생존 – 푸른 숲의 역설’은 2025년 8월 7일 밤 10시에 KBS 1TV에서 방영된다. 화염을 딛고 맞이할 내일과, 불길 너머 새롭게 변화하는 숲의 이야기는 이번 방송을 통해 이어진다.

문경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다큐인사이트#정우담#산불패러독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