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스케일AI 143억 달러 품다”…오픈AI·구글 협력 종결→글로벌 AI 데이터 전쟁 가속
차가운 안개가 흐르는 새벽의 실리콘밸리, 인공지능의 운명을 가를 거대한 물결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스케일AI, 데이터의 심장을 쥔 이 스타트업을 둘러싸고 미국의 핵심 테크 기업들은 저마다 셈법을 달리했다. 오픈AI와 구글은 신중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스케일AI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메타플랫폼이 143억 달러를 들여 스케일AI의 지분 49%를 매입하면서, 글로벌 AI 데이터 시장의 판도는 변곡점을 맞았다.
시작은 스케일AI였다. 2016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출신의 젊은 창업자 알렉산더 왕이 씨앗을 심었다. 데이터 정제와 보강, 인공지능 트레이닝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머지않아 구글, 오픈AI, 메타 등 실리콘밸리의 별들이 주시하는 인프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메타가 야심차게 143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내걸며, 이 스타트업의 절반 가까운 지분을 거머쥔 순간, 협력의 지형도에는 긴장이 번지기 시작했다.

오픈AI와 구글의 결별 행보는 메타의 투자 이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이번 메타의 인수는 경쟁사들이 자사의 데이터 전략 유출 가능성을 한층 경계하게 만들었다. 챗GPT로 새로운 지능의 세계를 연 오픈AI, 그리고 광대한 검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AI를 키워온 구글 양사는 데이터 공급의 불안과 경쟁 우려 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라 프라이어는 한때 "기업 인수합병이 이어지더라도 협력은 이어진다"고 단언했으나, 메타의 영향력이 깊어지는 순간 신중한 변화의 태세로 돌아섰다.
메타는 스케일AI와의 동맹을 계기로, 데이터 인프라의 절대적 우위를 노리고 있다. 이제 업계에서는 데이터 공급망 변화의 귀추에 따라 AI 개발의 흐름이 선회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스케일AI를 품은 메타가 경쟁사들의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업계에 깊은 파문을 일으켰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투자업계 역시 격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오픈AI와 구글의 과감한 전략 수정은 AI 데이터 시장의 재편을 예고한다. 데이터라는 새로운 석유를 누가 소유하느냐가, AI의 진로뿐 아니라 각 기업의 존속을 가를 중대한 질문으로 떠올랐다. 앞으로는 데이터 독점과 공급 안정성 확보가 AI 산업의 주된 투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케일AI 인수를 둘러싼 거대 기업들의 움직임은 인공지능의 미래만이 아니라, 데이터와 권력이 교차하는 세계의 질서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메타와 스케일AI의 연합 이후, 데이터 전장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 세계는 지금, 새로운 디지털 패권 다툼의 서막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