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위성 13기 모두 교신"…국내 발사체 기술 신뢰도 입증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4차 발사에서 모든 탑재체를 목표 궤도에 올리고 전 위성과 교신을 마치며 상징성을 넘어선 기술 신뢰도를 증명했다.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이 순차적으로 지상국과 연결되면서, 한국의 독자 발사체가 실제 우주 수송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공을 향후 상업 발사와 민간 우주 기업 참여 확대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11월27일 새벽 1시 13분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우주로 향한 부탑재 큐브위성 12기가 8일 기준 모두 지상과의 교신에 성공했다. 누리호 3단 로켓이 목표 궤도에 위성 13기를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는 발사 직후 이미 나왔지만, 이후 개별 위성들의 통신 상태까지 모두 확인되면서 임무는 사실상 100퍼센트 성공으로 정리됐다.
누리호 4차 발사의 핵심 목표였던 차세대중형위성3호는 발사 직후인 11월27일 새벽 1시 55분 남극세종기지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을 완료했다. 이어 같은 날과 28일, 29일에 걸쳐 큐브위성들이 순차적으로 최초 교신에 성공하며 궤도 투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발사 당일에는 5기가, 이튿날 3기가, 그 다음날 1기가 지상국과 연결됐다.
다만 12기의 부탑재위성 가운데 EEE Tester-1, PERSAT, BEE-1000 등 3기는 초기에는 신호가 잡히지 않아 추적 작업이 이어졌다. 우주청은 미연합우주작전센터 CSpOC가 제공한 정밀 궤도 정보를 바탕으로 교신 시점과 주파수를 조정해 재시도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모든 위성의 생존 여부와 통신 가능성을 최종 확인했다.
EEE Tester-1은 12월4일 오전 7시경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고, BEE-1000은 12월5일 새벽 1시경 지상국과 데이터 송수신을 마쳤다. PERSAT은 12월6일 오후 2시 비콘 신호 수신을 통해 상태 확인에 이르렀다. 이로써 누리호에 실린 부탑재 큐브위성 12기 모두가 궤도 상에서 응답을 보내온 셈이다.
큐브위성들은 소형 위성 플랫폼을 활용해 통신, 지구 관측, 우주 환경 모니터링,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돼 있다. 초기 교신 단계에서는 전원 상태, 자세 제어, 온도, 통신 모듈 등 기본 시스템 점검이 진행되며, 이후 수 주에 걸친 초기 운용을 통해 탑재체가 계획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우주청은 각 운영기관과 협력해 위성별 임무 수행 개시 일정을 조율 중이다.
특히 이번 발사는 국내 연구기관과 민간 기업이 제작한 다수의 큐브위성을 한 번에 실어 올렸다는 점에서, 저비용 다중 수송 수요에 부합하는 발사체 운용 능력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크다. 발사 성공 기준을 탑재 위성 13기의 임무 궤도 진입으로 설정했던 우주청은, 차세대중형위성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이 모두 궤도 안착 및 교신을 완료함에 따라 누리호 4차 발사를 ‘옥에 티 없는’ 완전 성공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향후 한국형 발사체를 활용한 상업 발사 서비스, 민간 위성 개발 프로젝트 확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누리호가 반복 발사를 통해 궤도 투입 정확도와 신뢰성을 쌓을수록, 국내외 소형 위성 개발 주체들이 한국 발사 서비스를 선택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우주청은 향후 발사 일정과 민간 이양 로드맵을 병행 검토하면서, 연속 발사 경험을 통해 발사체 기술 성숙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누리호 4차 발사가 한국형 발사체가 단발성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운송 수단으로 자리 잡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발사 주기와 가격 경쟁력 확보, 보험 및 발사 서비스 표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어, 기술 성과가 산업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추가적인 제도·시장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의 완전 성공이 국내 우주 산업 구조 재편과 민간 참여 확대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