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반대매매 219억 원 올해 최고”…코스피 변동성 확대에 투자자 부담 가중

강예은 기자
입력

코스피가 인공지능(AI) 관련 거품 논란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영향으로 4,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실제 반대매매 규모가 올해 최고치인 219억 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11월 6일 기준)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219억 원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9월 29일 197억 원을 22억 원 상회했다. 11월 들어 반대매매 금액은 일평균 149억 원으로 지난달 평균 75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준까지 급증했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단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2영업일 내 상환해야 하는 외상거래로, 만기일까지 대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매도(반대매매)해 채권을 회수한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가파르게 하락하며 투자자 미수금 상환 부담이 크게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3일 4,200선을 돌파한 직후 4,000선 아래로 하락하며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7일 장중에는 3,900선이 일시 무너졌으나 개인투자자 매수세로 3,953.76에 장을 마쳤다.

반대매매 219억 원…코스피 변동성 확대에 올해 최고치 기록
반대매매 219억 원…코스피 변동성 확대에 올해 최고치 기록

최근까지 AI 슈퍼 사이클 기대와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는, AI 버블에 대한 경계감과 미국 정책 불확실성 심화로 투자심리가 약화된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 10월 한 달간 미국 내 15만3,074개 일자리 급감(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 집계)이 전해지며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인 점도 국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증권업계는 “미국 증시의 방향성 부재로 국내 시장이 민감한 변동성을 반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두 달(9∼10월) 랠리를 견인한 AI 업종의 힘이 약해지며 반도체 등 주도주가 단기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예정된 배당소득 분리과세 및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의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오는 11월 중 발표될 주요 경제정책과 미국 연준의 행보에 대한 경계가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국면에서 신중한 대응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반대매매#코스피#미수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