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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논산편” 기억의 온기와 청춘의 용기→누구도 몰랐던 감동의 한 장면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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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오후 빛이 스며든 논산 골목, ‘동네 한 바퀴’의 발길은 과거와 현재의 숨결을 따라 천천히 흐른다. 시간은 강경포구의 잔잔한 물결을 타고, 추억과 인연이 남긴 흔적은 금세 골목을 감싼다. 여유로운 걸음 아래, 누군가의 삶이 포개진 거리에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피어난다.

 

선샤인랜드 1950스튜디오에 들어선 사진 출사팀은 회색빛 시대를 되살리는 낡은 골목길을 마주한다. 오래된 간판 사이로 번지는 노스탤지어, 벽마다 묵은 역사가 쌓였다. 각자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셔터를 누르는 이들은, 사진 한 장 속에 세월을 다시 담아낸다. 출사팀에게 논산은 그리움과 새로운 만남의 장소가 된다.

시간여행과 골목의 기억…‘동네 한 바퀴’ 논산, 추억과 사람들→삶의 온기로 빛나다
시간여행과 골목의 기억…‘동네 한 바퀴’ 논산, 추억과 사람들→삶의 온기로 빛나다

강경포구의 한적함에 익숙해진 손길들. 옛 거상들의 흔적이 남은 어귀엔 40년 세월을 함께 견딘 젓갈골목의 백봉만, 오원순 부부가 있다. 고단한 날들과 익살맞은 웃음이 조용히 배어 있는 이들의 일상은 젓갈 향기처럼 골목 구석구석 스며든다. 수십 년 변하지 않은 믿음과 온기, 부부가 전하는 삶의 의미는 한 접시의 삶과 같다.

 

청년의 새로운 감각은 강경 근대거리를 또 다른 빛으로 물들인다. 논산 청년희망프로젝트로 시작된 젓갈스콘 가게, 정겨운 거리엔 아이스크림 막대와 신문지 같은 일상의 자투리들이 예술이 된다. 최충식 씨의 손끝에서 전구가 되고, 어스름 저녁은 청춘의 따뜻함으로 환해진다. 변하는 도시, 변치 않는 소망이 함께한다.

 

육군훈련소 근처 식당에는 군복입은 청춘들과 가족들이 모인다. 이동옥 사장은 매혹적인 제육짜장과 한결같은 무한 밥그릇으로 말없이 안부를 묻는다. 밥 한 그릇에 담긴 위로, 낯선 이들에게 전하는 마음이 이 식당을 특별하게 만든다.

 

은진미륵의 등 뒤로 100년 피순대의 깊은 맛이 펼쳐진다. 연산면 오일장에서 시작된 순대 가업은 네 대에 걸쳐 전해온 정신을 품었다. 부드러운 순대 한 입에는 가족의 역사, 변화를 포용한 어르신들의 고민과 맞닿은 자부심이 어른거린다.

 

옥녀봉 아래 91살 송옥례 할머니의 구멍가게엔 골목의 풍경과 노을의 여운이 공존한다. 빛바랜 간판과 오래된 선반, 한평생의 사연이 가득 담긴 눈빛. 슬픔도 인내도 이 거리에서는 안부가 돼 돌아온다. 할머니는 여전히 청춘이 머무는 논산 골목의 마음을 지킨다.

 

아직도 논산 강가엔 물길 따라 흐르는 진득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변화를 품은 전통,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삶의 숨결. ‘동네 한 바퀴’ 338회 ‘여전히 찬란하다 – 충청남도 논산’ 편은 오는 9월 27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어디선가 흐르고 있을 골목과 청춘의 이야기를 시청자 곁에 낭만적으로 풀어놓을 예정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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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논산#강경대흥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