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일 만의 대포 작렬”…김민석, 두산 홈런포로 연패 끊었다→자존감 회복 신호탄
차가운 밤공기를 뚫고 힘 있게 울린 방망이 소리에 잠실구장이 숨을 죽였다. 김민석의 우중간 대포가 하늘로 뻗던 그 순간, 두산 베어스 팬들은 긴 기다림에 묻혔던 탄성을 쏟아냈다. 오랜 부진과 트레이드의 압박을 딛고, 김민석은 721일 만에 터진 홈런 한 방으로 팀의 2연패 사슬까지 스스로 끊어냈다.
경기 흐름은 두산에 쉽지 않았다. 8회초, 연속 두 타자가 아웃된 뒤 팀 분위기가 가라앉던 시점, 김민석은 김기연의 볼넷에 이은 두 번째 타순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마운드에는 함덕주가 기다리고 있었다. 앞서 4타수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던 악연 속에서, 김민석은 초구 한가운데로 날아온 슬라이더를 정확히 포착했다. 발사각 32.3도로 힘차게 타구가 뻗었고, 이 공은 잠실 우중간 담장을 넘어 결승 솔로 홈런으로 직결됐다.

이날 김민석이 기록한 홈런은 두산 이적 후 첫 아치이자, 무려 2023년 8월 롯데 소속 시절 이후 721일 만에 나온 귀중한 한 방이었다. 올 시즌 62경기에서 타율 0.224로 침체를 겪어왔던 김민석이기에, 이날 홈런포는 더욱 큰 의미를 남겼다. 한편, 트레이드 동반자인 추재현과 최우인은 다소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롯데로 떠난 전민재는 77경기에서 타율 0.293, 정철원은 6승 1패 21홀드를 기록하며 새로운 팀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대형 트레이드 이후 두산에서도 압박을 안고 뛰었던 김민석은 경기 후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 때,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자신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절실히 준비해왔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라인업은 네가 적는 것'이라고 말해준 덕분에 자신감을 찾았다"며 각오를 밝혔다.
결국 두산은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에서 10-8 승리를 거두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팬들은 벤치를 떠나 환희를 만끽했고, 김민석에게 뜨거운 박수 갈채를 건넸다.
하루를 견딘 끝에 드러난 값진 한 방, 그리고 그 한 방이 남긴 여운. 잠실의 환호성 아래에서 김민석과 두산의 내일을 기대하게 한 밤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이번 승리를 바탕으로 다음 경기에서 순위 반등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