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의 기억, 바람의 음악제”…시흥갯골축제서 자연과 삶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요즘은 자연과 가까워지는 축제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특별한 체험이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일상 한가운데에서 자연을 느끼는 시간이 더 소중해졌다.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시흥갯골축제’ 역시 그 기대에 응답한다.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에서 펼쳐지는 시흥갯골축제는 올해로 20회를 맞으며 시민들의 일상에 특별한 풍경을 더한다. 부드러운 바람에 실린 소금 향, 갈대밭의 속삭임, 그리고 자유롭게 흐르는 습지 위로 가족과 친구, 아이들은 걸음을 옮긴다. SNS에는 버드 놀이터와 갯골 습지 놀이터, 바람의 소리길, 피아노의 숲 체험 인증이 줄을 잇는다. 올해는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많은 이들이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참가 가족 중 70% 이상이 자연 속 체험활동에 만족을 표했다는 설문 결과가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고, ‘희망 종이비행기’나 ‘Sea Pool 파티’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주목받으며 축제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일회용품과 쓰레기통 없는 ‘탄소 제로, 쓰레기 제로’ 방침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자연으로의 회귀, 일상 속 생태감각’이라 부른다. 생태교육 전문가 김은혜 씨는 “시흥갯골축제의 본질은 자연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자연과 어울리며 그 가치를 체험하는 데 있다”고 표현했다. 갯골 요가, 갯골 우드 페인팅, 플리마켓, 그리고 바람의 음악제까지, 각각의 공간에서는 느림의 미학과 휴식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순간들이 스며들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손잡고 보던 해질녘 습지, 잊을 수 없다”, “쓰레기 없는 축제가 처음엔 불편했는데, 돌아올 땐 한결 가벼웠다” 같은 소감이 이어진다. 어린이 맞춤 체험이나 열기구, 추억의 사진관 등도 “이젠 이게 당연해졌다”는 평이 많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시흥갯골축제는 자연을 삶 안으로 끌어올리고, 생태와 인간의 균형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우리 곁에 남긴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