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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트럼프, 한화오션 낙점으로 수출 판도 변화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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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손을 맞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건조를 승인하면서 한화오션이 국내 최초의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농축우라늄 공급 요청에 하루 만에 청신호가 켜졌으며, 한국 군사력과 조선 산업의 판도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군사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나는 한국이 기동성이 떨어지는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공식 밝혔다. 이보다 하루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 자리에서 핵연료 공급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신속하게 승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한화오션이 핵심 건조기업으로 지목됐다.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은 소형 원자로 및 농축우라늄 확보가 불가결하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특수선 업체들은 이미 100MW급 일체형 소형원자로 개발에 속도를 내왔으나, 미국의 핵연료 제공은 마지막 장애물이었다. 조선업계는 “핵연료가 확보됨에 따라 실제 건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건조 장소로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를 직접 언급하며 신뢰를 표했다는 평가다. 해당 조선소는 330미터 길이의 드라이 독 등 항공모함을 뺀 대부분 해군 함정 건조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췄으며, 1700여 명 이상의 인력과 첨단 설비를 자랑한다. 그러나 설계와 고난도 용접 등 작업에는 한화오션 본사의 기술력이 필수적이어서 최종적으로 한화오션이 전체 공정을 주관하게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이 낙점된 배경에는 미국 현지 건조 역량과 뛰어난 잠수함 납품 실적이 결정적 영향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23척의 잠수함 수주, 17척 건조 완료, 인도네시아 수출 실적 등으로 HD현대중공업을 실적에서 앞섰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에서 가장 강한 입지를 보이며, 잠수함 분야는 7척에 그치고 있다.

 

이번 승인으로 특수선 산업의 양강 체제가 한화오션 중심의 핵잠수함과 HD현대중공업의 수상함으로 명확히 구분된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통한 미국 내 생산 능력과 ‘마스가’(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주도 등 현지 협력 경험도 돋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최근 미국 내 한화 계열사 제재 이후 트럼프 대통령 결정엔 중국 견제 의도도 포함됐다”고 봤다.

 

핵잠수함 개발은 수출 판도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양사는 지난 2월 ‘원팀’ 협약을 맺었고, 8월에는 60조 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2조2000억 원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국내기술 주도권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적 결단을 지지하며 첨단 조선기술로 적극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빠른 승인 결정과 한미동맹 강화를 두고 긍정 평가와 부담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향후 소형모듈원자로, 잠수함 수출 등 연계 분야의 정책 지원과 협상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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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재명#한화오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