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놓고 여야 정면 충돌”…민주당 “경제 불확실성 해소”, 국민의힘 “실패·굴욕”
관세 협상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충돌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고조됐다. 6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한 현안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놓고 정반대 해석을 내놓으며 정면대결 양상을 드러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국과의 이번 관세 협상에서 일본, 유럽연합 등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결코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안도걸 의원은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협상력을 집중해 일본이나 EU와 유사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얻었다"며 "타결을 통해 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김영진 의원 역시 "전 세계적 무역 구조와 관세 협상 흐름을 감안해 보면 대한민국이 평균 이상으로 대미 협상을 잘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조승래 의원은 "마스가(MASGA)는 공직자의 창의성이 발휘된 아이템"이라며 "협상 타결로 대기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적응 여력이 확충됐다"고 견해를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이미 대부분 품목의 관세가 0%였던 점을 들어 이번 협상이 오히려 후퇴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인선 의원은 "일본과 똑같이 15% 관세로 막았다며 자화자찬하지만 우리는 FTA로 관세가 0%였다"고 지적하며 "일본과 나란히 됐다는 점을 자평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FTA 관세 인하 성과를 이뤘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세종대왕급으로 기려야 할 판"이라며 여당을 겨냥했다.
윤영석 의원도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이 패싱되는 상황 속 조급하고 굴욕적으로 협상에 임했다"며, "실패한 협상이자 굴욕적 인상을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훈 의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가 3천500억 달러를 5년간 지원하기로 한 투자 약속의 현실성과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국내 투자 위축과 고용 악화의 악순환이 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에서는 관세 협상에 관한 각 정부부처와 미국 측 공식 발표의 해석 차이가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됐다. 강승규 의원은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두고 "대통령실과 백악관, 산업부 발표가 제각각이다. 국민은 무엇을 믿어야 하냐"고 질의했으며, 정동만 의원 역시 "자동차 관세가 업계 우려치인 25%가 아닌 15%라지만, 기존엔 0%였다. 정부 셈법이 납득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한 정치권 논쟁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제, 외교 분야 정쟁 확산과 정책 신뢰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회는 추가 현안보고를 이어가며 관세 협상 과정과 후속 대책에 대한 공방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