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달러 환율 1,410원대 재돌파”…한미 협상 불확실성에 증시·채권시장 직격탄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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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넉 달 만에 1,412.4원까지 치솟으며,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투자심리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한미 통상협상 불확실성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맞물리며, 코스피는 2.45% 급락해 3,400선 아래로 후퇴했다. 이번 환율·금리·증시 변동은 국내 투자자와 기업 전반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에 마감했다. 이 수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4일(1,420.2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1,414.0원까지 오르며 최근 사흘 연속 오름세로 1,400원, 1,410원대 저항선을 연이어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 1,410원대…코스피 2.45% 하락·국고채 금리 연중 최고
원/달러 환율 1,410원대…코스피 2.45% 하락·국고채 금리 연중 최고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10거래일 만에 3,400선 밑으로 주저앉아 전장 대비 85.06포인트(2.45%) 하락한 3,386.0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11억 원, 4,889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1조975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하락장에서 방어에 나섰다. 코스닥지수 역시 4거래일 연속 하락, 전일 대비 17.29포인트(2.03%) 내린 835.19로 마감했다.

 

채권 시장에선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4bp 올라 연 2.562%에 마쳤고, 10년물은 5.8bp 오른 연 2.943%로 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역시 4.3bp 상승한 연 2.812%로 연중 고점에 근접했다. 외국인은 이날 3년 국채 선물 2만7,741계약, 10년 선물 1만2,290계약을 순매도하며 금리 상승에 일조했다.

 

시장에서는 한미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와 관련해 "선불"을 언급하자, 한미 통상협상 주요 의제에서 진전이 없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더불어 미국 2분기 GDP 성장률이 3.8%(연율)로 빠르게 상향 조정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졌다. 달러화 강세가 환율 상승에 추가 동력을 제공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 급등의 이면엔 대미 투자 이슈와 미국 경기 호조, 강달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 경기의 예상 밖 견고함과 한미 통상마찰, 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통상협상 경과와 미국 경제지표, 외국인 투자 흐름이 원화자산의 추가 변동성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외 변수 확대에 따라 위험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전망이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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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코스피#국고채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