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키멀 라이브 돌연 중단”…트럼프 발언에 미국 방송계 흔들→표현의 자유 어디로
밝은 얼굴로 시청자를 맞이하는 윤수영 아나운서의 목소리엔 낮은 울림이 담겼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이 던지는 시선이 미국과 일본, 두 대륙에서 펼쳐지는 극심한 혼란의 풍경을 가로질렀다. 토크쇼의 스포트라이트와 시장의 소음은 서로 다른 듯 닮아있었다.
미국 대중문화계는 한밤중의 어둠처럼 갑작스러운 침묵에 휩싸였다. ‘지미 키멀 라이브’가 진행자인 지미 키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보수 진영을 겨냥한 풍자 발언을 한 직후, 돌연 방송 중단이라는 위기를 맞았다. 지미 키멀의 한 마디는 TV 토크쇼의 자유로운 공간마저 ‘검열’이라는 단어가 가득 채우는 신호탄이 됐다. 이어 연방통신위원회가 징계를 예고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송 면허 박탈을 직접 거론하며 언론계를 뒤흔들었다. 이에 민주당 인사들과 지미 키멀의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서며 프로그램 복귀를 촉구했고, 결국 일주일 만에 ‘지미 키멀 라이브’가 다시 돌아왔지만,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미국 방송 현장은 예술과 언론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대, 정권과 이념의 줄다리기가 남긴 깊은 균열을 예고했다.

반면 일본의 가정은 무거워진 장바구니를 들고 현실 속 무력감을 마주했다. 도쿄 도심의 마트에서는 10엔 행사에 몰린 시민들의 긴 줄이 이어졌고, 밥 한 그릇의 가격조차 매일 치솟았다. 엥겔 계수 28.3%가 4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쌀과 달걀, 원두 등 필수 식재료의 값은 서민들의 일상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정치는 고물가 대책을 내세우기 시작했지만, 삶의 현장은 ‘더는 버틸 수 있나’ 하는 질문에 여전히 답하지 못했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은 이번 방송에서 미국 토크쇼 중단 사태가 드러낸 이념 분열의 본질과, 일본 시민들의 장바구니에 담긴 일상의 아픔을 조명한다. 윤수영 아나운서의 차분한 내레이션, 김재천 교수와 오건영 팀장, 김인한 교수의 깊이 있는 해설이 무대 밖의 숨겨진 갈등들을 꼼꼼히 헤집는다. 세계 각지의 분열과 위기가 어디에서 비롯되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길고 믿음직한 시선으로 답을 찾아나간다.
엔터테인먼트와 시사 교양의 경계에서 세계 흐름을 되묻는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은 9월 27일 밤 9시 30분 KBS 1TV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