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준 독립성 지켜야 한다”…미 전직 경제 수장들, 쿡 이사 해임 시도에 집단 반대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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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5일, 미국(Washington D.C.)에서 전직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재무장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 등 13명이 연방대법원에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 시도를 막아달라는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연준의 독립성이 미국 통화정책의 핵심임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기의 해임 요청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의견서에는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전 연준의장뿐만 아니라 로버트 루빈, 래리 서머스 등 역대 재무장관, 그리고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전 위원장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쿡 이사 해임이 허용될 경우 중앙은행의 정치적 중립성과 시장의 신뢰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공화·민주 양당 출신 인사 모두가 이름을 올리며 초당적 우려임을 부각했다.

미 전직 연준의장·재무장관, 쿡 이사 해임 시도 반대…"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미 전직 연준의장·재무장관, 쿡 이사 해임 시도 반대…"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가 임명한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통보하면서 촉발됐다. 쿡 이사는 1심과 2심 법원에서 해임 효력 정지 판결을 받아,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급심 결정을 번복해달라고 연방대법원에 상고한 상황이다.

 

미국 경제정책 핵심 인사들이 집단으로 나선 이번 사안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둘러싸고 워싱턴 D.C.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정부로부터 분리된 결정 구조를 갖는 것은 정책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적 표준으로 인식돼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안이 연준의 역사적 독립성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CNBC 등 현지 매체 역시 금융시장이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대법원이 트럼프 측의 해임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미국(USA) 통화정책의 신뢰성이 장기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의견서가 향후 판결과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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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연준의장#리사쿡#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