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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 만에 분화한 화산, 하늘을 덮다”…캄차카반도 긴장 속 자연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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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 만에 분화한 화산, 하늘을 덮다”…캄차카반도 긴장 속 자연의 경고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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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사람들의 일상이 갑자기 뒤흔들렸다. 역사 속에서나 볼 수 있던 화산이 다시 깨어난 것이다. 예전에는 마치 신화처럼만 느꼈던 거대한 자연의 폭발이, 지금은 현실이 돼 눈앞에 펼쳐졌다.

 

최근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이 수백 년의 침묵을 깨고 분화했다. 그곳에서는 화산재가 6천 미터 상공까지 솟아올랐고, 그 장면을 지켜본 주민들은 불안과 동시에 경외심을 감추지 못했다. 지진이 지난 지 사흘 만에 일어난 분화라, 누리꾼들은 “혹시 지진이 화산을 자극한 건 아닐까?”라며 추측을 쏟아냈다.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클류쳅스카야 화산 / EPA 연합뉴스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클류쳅스카야 화산 / EPA 연합뉴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캄차카반도에서는 계속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고, 활화산으로 유명한 클류쳅스카야 또한 다시 분화 중이다. 주민들에게 활화산은 익숙한 존재이지만, 몇 세기에 한 번 일어나는 역사적 분화는 그 자체로 큰 충격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거주 지역에 화산재 낙하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질 전문가들은 “화산의 분화는 스스로를 한계까지 밀어넣는 지구의 움직임”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자연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다가도, 때로는 수백 년을 건너뛰어 우리를 놀라게 한다”고 해석한다. 과학적 설명 너머, 그 장엄함 앞에서 인간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게 된다.

 

캄차카반도 현지 커뮤니티에서도 긴장과 소망이 교차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아이 손을 꼭 잡고 아침을 맞았다”거나, “불편한 밤이었지만 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이야기들이 잇따랐다. 거기엔 자연이 흔들 때마다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솔직한 마음이 담겼다.

 

사소한 진동과 재가 먼 공기 속에 흔들릴 때,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당연하게 여겼는지 돌아보게 된다. 수백 년을 품었던 화산의 한 번의 깨어남이, 결국 ‘내일’이란 단어의 무게를 조금은 다르게 새기게 한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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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셰닌니코프화산#캄차카반도#클류쳅스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