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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0.32% 하락”…뉴욕증시, 미중 갈등에 기술주 급락→투심 단단히 얼어붙어
경제

“나스닥 0.32% 하락”…뉴욕증시, 미중 갈등에 기술주 급락→투심 단단히 얼어붙어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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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밤하늘은 오늘 투자자들의 마음을 그대로 비추듯 어두운 파동을 그렸다. 5월 30일,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 합의 이행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과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속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하며 혼조로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의 상징인 나스닥지수는 0.32% 내린 19,113.77까지 뒤로 물러났고, 미국 증시를 이끄는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각각 3.34%, 2.92%의 변동성 속에 깊은 하락 곡선을 그렸다.  

 

무역 합의 원점에서부터 불붙은 미중 양국의 불협화음. 제네바에서 만난 고위급 접촉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날을 세웠고, 중국의 대응은 한층 단단했다. 백악관 고위 인사는 거듭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달리 언급했고, 시장은 장중 내내 불안정한 물결을 헤쳐나가야 했다.  

S&P500 지수는 소폭인 0.01% 하락에 그쳤으나, 다우지수는 다소 반등해 0.13% 상승했다. 나스닥100과 러셀2000 역시 약세 흐름을 따라가며, 대형 기술주와 중소형주 모두가 지친 걸음을 내디뎠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반도체 업종의 하락폭은 더욱 도드라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만에 2.11% 급락했고, 브로드컴을 제외한 주요 종목 전반이 약세였다는 점이 긴장감을 더했다. TSMC, AMD, 퀄컴, ASML 등 대표 기업도 일제히 가격이 무거워졌고, 엔비디아 역시 그 물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술산업 제재 논의가 심리적 압박을 배가시켰다.  

 

테슬라는 이날 346.46달러로 밀려났다. 전기차 산업의 거장 일론 머스크가 행정부와의 거리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으나, 투자자들의 불안을 지우진 못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5월 29일 기준 테슬라와 엔비디아에 유입된 자금은 각각 644억원, 5,328억원에 달했으나, 기대와 달리 주가 방어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자의 심리는 위축과 혼조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휘청였다.  

 

서학개미가 집중적으로 담았던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도 5.99% 하락했고,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역시 7.1%의 큰 낙폭을 기록했다. 아이온큐는 6.62% 하락, 낙폭의 중심에서 흔들림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업종은 달랐다. 약세장에서도 1%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방어적 성격이 부각됐다. 에너지와 임의소비재 업종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일부 업종이 투자자들의 피난처가 돼주었다.  

 

기업 실적 발표를 둘러싸고 희비가 교차한 밤이었다. 코스트코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으로 3% 넘게 올랐고, 울타 뷰티는 깜짝 실적과 가이던스 상향 소식으로 11% 상승했다. 반대편에 선 의류 브랜드 갭은 전망 하향에 20% 폭락하는 아픔을 삼켰다.  

 

시장 전체에서는 미국 경제 체력의 맥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근원 PCE 모두 시장 예상치에 맞물려 안도감을 줬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52.2를 기록, 하락을 멈췄다. 이는 일부 관세 유예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됐다.  

 

시장의 금리전망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서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73.1%까지 올라, 투자자 다수의 눈길이 동결 쪽으로 쏠려 있다. 반면, 변동성지수(VIX)는 18.57로 3.18% 하락해, 시장의 근원에 깔린 불안심리도 점차 진정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뉴욕증시를 넘실거리는 변동성의 결은 미중 무역 분쟁이라는 예민한 실타래와 트럼프의 완화 메시지, 저가 매수 심리가 실시간으로 교차한 결과였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의 하방 압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에, 투자자들은 여전히 리스크의 그림자 속에서 실질적 판단을 요한다.  

시장 곳곳에 깃든 긴장과 안도의 교차가 순환하는 가운데, 향후 발표될 미중 무역 협상 결과와 연방준비제도 정책 방향이 투자 전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결되는 뉴욕의 아침,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너머의 한 줄기 희망과 냉철한 대응 사이에서 다시 하루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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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