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업, 미국 경고에도 HMX 러시아 수출”…미국-인도-러시아 삼각 외교 긴장 고조
현지시각 2024년 12월, 인도(India) 업체가 미국(USA)의 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Russia)로 고성능 폭발물 HMX를 수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Ukraine) 전쟁 지원의 핵심 물자라며 경고장을 보냈음에도 수출이 강행돼, 삼국 간 군사·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이디얼 디토네이터스 프라이빗 리미티드’는 지난 12월 러시아의 ‘HTIS’와 ‘프롬신테즈’ 등 두 군에 HMX 약 140만 달러(19억4천만 원 상당)를 선적했다. 수출품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을 통해 하역됐으며, HMX는 미사일, 어뢰 탄두, 로켓 모터 등에 활용되는 고위력 군용 화학 물질이다.

HTIS는 공식적으로는 광물 채굴용 폭발물 제작업체로,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가 위치한 ‘막심’ 계열사다. ‘막심’의 대주주로는 미국 뉴욕의 투자사 ‘로네 캐피털’이 지목됐다. 또 다른 수입사인 프롬신테즈는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러시아군 협력업체로 분류해온 가운데, 러시아 남부 사마라주 등 전략적 요충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 기존에 공식적으로 HMX가 러시아로 수출된 전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행 HMX 거래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복적으로 경고해왔으며, “군사 목적으로 관여한 업체에는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인도 측과 러시아 수입처, 미국 국무부 모두 이번 거래에 대해 구체적 입장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무기 공급 움직임은 인도와 미국, 러시아 간 복잡한 외교 관계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인도는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미국과의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해왔지만, 동시에 러시아와 오랜 전통의 무기·자원 협력 관계도 유지 중이다. 미-러 대립 구도 속에서 인도가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는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러시아 방산업계가 만성적 가동 상태를 유지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의 추가 제재 방침과 더불어, 글로벌 방산·화학기업의 공급망 변화와 투자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NN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수출이 미-인도 관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도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미-중-러 신냉전 구도와 국제 무기 거래 규제 실패가 맞물리면서, 인도가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할 실질 해결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글로벌 군사 공급망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