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국기행, 섬이 건넨 여름 위로”…정태겸·김앤디·정여울, 밥상에서 피어난 온기→시청자 궁금증 고조

관매도에서는 한철만 맛볼 수 있는 자연산 돌미역 채취로 온 마을이 분주했다. 이장 박철산의 신호에 맞춰 갯바위를 오가는 주민들의 손끝에서 새로운 시간이 피어났다. 채취를 마치고 신발을 던져 몫을 나누는 관행, 해질녘 관매도 삼합으로 풀리는 피로 속에, 섬의 고단함과 기쁨이 한 상에 차려졌다.
여수 돌산도는 갯장어 샤부샤부가 여름의 진미로 여행객을 맞았다. 김앤디는 갓 잡아 손질한 갯장어의 풍미에 감탄하며, 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왔지만 섬 사람들의 온정 속에 고향을 떠올렸다. 내나로도의 정경식·황경숙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매일 아침 직접 잡은 생선이 무제한의 회로 올라왔다. 김앤디는 섬이 안긴 깊은 맛과 햇살이 녹아 있는 식탁 앞에서 잊지 못할 섬의 경험을 전했다.
낭도의 여름은 어머니 마재심과 아들 박인수의 일상으로 이어졌다. 도시살이를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인수는 아침에는 뱃일을, 낮에는 텃밭을, 저녁에는 식탁을 차리며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는 갑오징어 무침 밥상은 인수와 손님 모두에게 여름의 위로가 됐다. 인수는 매일 조금 더 웃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털어놓으며, 섬이 품은 평온과 소박함을 전했다.
학림도로 떠난 정여울은 시어머니와 함께 장어 시락국을 만들며 섬의 보양식을 배웠다. 가족, 마을 어르신과 어울려 나누는 밥상에는 섬사람만이 지닌 인심이 스며 있었다. 시아버지가 가끔 며느리를 위해 잡아오는 문어, 함께 끓인 국 한 그릇이 가족애를 한층 깊게 다져주었다. 정여울은 이 소박한 한 끼에 섬살이의 온기가 숨 쉰다고 고백했다.
각자의 사연과 손끝에서 피어난 여름 밥상은 결국 섬이 건네는 계절의 위로임을 조용히 일깨워 주었다. 작은 섬마을의 축제 같은 이 밥상은 바다와 땅, 그리고 사람이 쌓아 올린 삶의 기록이 됐다. EBS ‘한국기행–맛있으니 섬이다’는 매일 밤 9시 35분, 여섯 섬의 따스한 여름 풍경을 시청자에게 새롭게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