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협력 관세 협상 이후 첫 결실”…HD현대중공업,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수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둘러싸고 HD현대중공업과 한미 조선 협력 라인이 맞붙었다. 최근 한미 양국은 조선산업 협력을 중심축으로 관세 협상에 합의했으며, 이에 따른 첫 수주 실적이 국내 조선사에서 나왔다. 미국 방산 조선시장 진출을 노리는 HD현대중공업의 움직임에 조선업계와 정치권 모두 주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8월 6일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4만1천t급 화물 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한국 정부가 미국에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공식 제안한 이후 성사된 첫 MRO 계약이자,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시장에서 따낸 첫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군수지원함은 길이 210미터, 너비 32미터, 높이 9.4미터의 대형 함정으로, 이달 말부터 울산 HD현대미포조선 인근 안벽에서 프로펠러 클리닝·탱크류 정비·장비 검사 등 작업이 시작된다. 인도 시점은 오는 11월로 예정됐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이번 MRO 수주는 정부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를 제안한 뒤 이뤄진 첫 수주로 의미가 크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선 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해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의 미국 MRO 시장 진출은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3척 시범 사업 참여를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앞서 한화오션도 7함대 소속 '찰스 드류'함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하면서 국내 특수선사들의 미 시장 노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정치권과 조선업계는 한미 양국 협상이 조선산업 상생 구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 미 주요 대학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진과의 협력 포럼까지 이어가며 미국 내 사업기반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정부와 조선업계는 ‘마스가’를 고리로 한미 간 전략 협력 확대와 미국 방위사업 시장 잔류를 위한 후속 사업들을 모색할 예정이다. 정가와 업계에서는 “‘마스가’ 프로젝트가 연속 수주로 이어질 경우, 조선산업과 양국 경제협력의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