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액 50%↑·예외 조항 도입”…KBO, 샐러리캡 파격 개정→연봉 판도 변화 촉각
5%씩 커지는 상한액, 새로 도입된 예외 선수 규정. 마운드 위, 불문율이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선택과 보상이 뒤섞인 구단의 계산서엔 희망과 우려가 교차한다. 2028년, 프로야구의 금고문은 어느 때보다 넓게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4일 이사회를 열어 사상 최대 수준의 샐러리캡 인상안과 예외 조항 도입안을 확정했다. 올해 연봉 상위 40명을 기준으로 한 팀별 샐러리캡 한도는 137억1천165만원이었지만, 내년부터 매년 5%씩 단계적으로 상향돼 2028년엔 158억7천294만원이 된다.

더불어 한 팀에서 7시즌 이상 뛴 선수 1명을 ‘예외 선수’로 지정, 연봉과 계약금·옵션 총액 중 절반만 캡에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SSG 랜더스 최정이 4년 총 110억원 계약을 맺었다면, 연평균 27억5천만원 중 13억7천500만원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구단들은 상한선 확대로 최대 20억원, 예외 선수 조항으로 10억원가량의 추가 운용 자금이 확보된다.
실제 2028년이 되면 샐러리캡 한도는 2023년 114억2천638만원 대비 약 50~60억원, 50%가량 높아진다. 같은 기간 연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8%임을 감안하면 인상 폭은 큰 편이다. 구단 관계자들 또한 스토브리그 대형 계약·오버페이 증가 가능성과 FA 및 에이전트 시장 활성화를 전망했다.
2024시즌 상한선을 넘긴 LG 트윈스가 12억원의 야구발전기금을 냈고,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등은 모두 104억~113억원 수준으로 운용한 상태다. NC 다이노스는 약 94억원, 키움 히어로즈는 57억원으로 저비용 구단 면모를 보였지만, 이번 조치로 키움도 100억원대 지출 여력이 생긴다.
샐러리캡 초과 시 부과되는 제재금도 30%로 하락해, 20억원을 초과하더라도 6억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로 인해 ‘샐러리캡의 유명무실화’ 혹은 빈익빈 현상 심화라는 비판도 나온다. 캡이 상위 40인에만 적용돼 2군 처우·연봉 양극화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기 때문이다.
3차 이사회에서도 실제 샐러리캡 폐지론이 논의됐으나, 상한 증액과 예외 규정 추가로 일단 정책이 보완됐다. 한 구단 단장은 “프로야구가 산업인 만큼, 추후 문제가 드러나면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단 간 편차를 줄이는 샐러리캡 하한선 신설 역시 특정 구단 방지를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됐다.
중계권료 증가, 흥행 확산 등 외부 변화까지 반영된 이번 개정은 전체 프로야구 생태계에 중대한 변곡점으로 꼽힌다. 선수, 구단, 팬 모두의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연봉 전쟁’의 서막은 이미 올랐다. 일상의 열기가 한여름보다 뜨거웠던 날, 스탠드의 팬들도 조용히 숨을 고른다. 성장의 길목마다 선택과 책임이 쌓이던 그 밤, 2025년 9월 25일 KBO 이사회는 또 한 번 프로야구의 판을 새로 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