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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경·승준·별, 형호아버지 앞 오열”…꼬꼬무 무너진 밤→영구미제 절규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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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경·승준·별, 형호아버지 앞 오열”…꼬꼬무 무너진 밤→영구미제 절규와 희망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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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평범한 하루 그 틈에서, 가족의 사랑이 송두리째 찢겨나간 밤이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스튜디오에는 리스너 이이경, 온앤오프 승준, 별이 앉아 이형호 유괴사건의 진흙탕 기억을 다시 더듬었고,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울음 앞에 모두 말문을 닫았다. 무력한 부정과 허망한 희망, 부모의 심장에 드리운 절규가 방송을 통해 새롭게 전해졌다.

 

1991년, 아무렇지 않던 놀이터에서의 한순간이 모든 것을 바꿔놨다. 아홉 살 형호의 집 앞 실종, 치밀하게 준비된 범인의 전화와 차가운 협박이 평범한 집안을 무너뜨렸다. 별은 “상상조차 힘들다”며 말을 잇지 못했고, 한편으로 승준 역시 아버지가 견뎌야 했던 공포 속을 상상할 수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수십 차례 반복된 범인의 연락, 돈가방 전달 미션, 경찰과의 숨 막히는 두뇌 싸움까지, ‘꼬꼬무’는 순간마다 부모의 두려움과 혼란을 모두에게 체감케 했다.

“절규와 침묵의 심연”…‘꼬꼬무’ 형호아버지, 이형호 유괴사건→모두의 눈물 / SBS
“절규와 침묵의 심연”…‘꼬꼬무’ 형호아버지, 이형호 유괴사건→모두의 눈물 / SBS

범인은 고도로 계산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뒷좌석 경찰을 예리하게 간파하며 “멋지게 속이셨군요”라고 비웃던 목소리, “저희, 저도 손 떼고 싶다”는 의문의 말은 공범 존재까지 암시했다. 수사가 계속 엇나가는 사이, 희망은 서서히 희미해졌다. 어느 봄, 한 남성이 인출을 시도하던 모습과 목격자 증언으로 몽타주가 완성됐지만, 범인은 자취를 감췄다. 결국 한강공원에서 싸늘하게 돌아온 형호의 죽음 앞에서, 형호아버지는 “내가 죄인이다”며 깊은 오열을 쏟았다. 이이경, 승준, 별 모두 그 무게에 함께 눈시울이 붉어졌고, 시청자들은 스튜디오의 침묵 속에서 함께 울었다.

 

형호의 사인은 질식사, 유괴 첫날 영영 돌이킬 수 없던 상태였다. 아버지가 무덤덤히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되짚었음을 고백하자, 방송에 참여한 이들은 숙연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후 몽타주와 목소리 공개, 전국민 응답서비스 등 모든 수단이 동원됐지만, 치밀하게 움직였던 범인은 영구 미제로 남았다. 2016년 공소시효 정지 결정도, 남겨진 유족들에게 위로가 될 수 없었다.

 

세월을 견딘 건 단 하나, 포기하지 말라는 목소리였다. 박남인 연구원은 “지금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고, 이이경 역시 “끝난 게 아니라 포기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스튜디오의 장성규, 장도연 또한 “공소시효는 없다, 범인은 잊혀질 권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방송 종료 직후, 시청자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몽타주가 너무 무서웠다”, “부모의 절규에 내내 울었다”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저녁, 날카롭고 애잔하게 현실의 상처를 끄집어내 시청자들에게 함께 기억해달라고 중얼거린다. 이번 방송 역시 미제로 남은 시간을 넘어, 지워지지 않는 가족의 상실과 사회가 껴안아야 할 아픔을 다시금 묻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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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이이경#이형호유괴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