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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거부 윤석열·김건희, 키맨 4인방 연이어 구속…특검, 우회로에서 돌파구 찾나"
정치

"진술 거부 윤석열·김건희, 키맨 4인방 연이어 구속…특검, 우회로에서 돌파구 찾나"

송우진 기자
입력

침묵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이들과 관련된 다양한 의혹의 키맨들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진실공방의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조사에 협조를 거부하는 가운데, 특검은 이들을 직접 겨냥하는 대신 주변 핵심 인물들의 신병을 확보해 사건의 전모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미 세 차례 특검 조사를 받은 김건희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탓에 수사 진전에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명태균 공천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건진법사 청탁 등 굵직한 의혹을 두고 김 여사를 압박했지만, 구속된 상태로 이어진 조사에서도 실질적인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특검의 소환에 응하지 않으며, 체포영장 집행 시 격렬하게 저항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오히려 특검 민중기와 특검보 문홍주를 직권남용, 감금미수 등 혐의로 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특검 수사가 난항에 빠지면서 이목은 신병이 확보된 '키맨' 4인방에 쏠리고 있다. 통일교 관련 청탁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달 21일 구속된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와 2008년부터 인연을 이어왔고,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콘텐츠의 고문, 윤석열 대선캠프 네트워크본부 상임고문을 지낸 바 있다. 전씨는 통일교 세계본부장 출신 윤영호씨로부터 '김건희 선물'과 교단 현안을 전달받아 김 여사에게 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지금까지 혐의를 부인해 왔다. 다만, 구속 이후 심경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전씨는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까지 불참하며, "나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초를 겪는 상황을 견딜 수 없다"고 밝혀 향후 진술 변화에 비상한 관심이 모인다.

 

이어 통일교 및 국민의힘과의 유착 의혹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도 18일 청탁금지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윤씨는 특검이 확보한 녹취에서 김건희 여사와 2022년 대선 후 통화를 나눴고, 김 여사는 "선생님 너무 감사하다"고 화답하는 등, 통일교 조직을 선거 동원에 이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 녹취의 진위와 추가 진술에 따라, 2022년 대선을 포함한 주요 선거에서의 조직적 불법 선거운동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김건희 여사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22일 구속기소됐다.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핵심 컨트롤타워이자, 김 여사 계좌 관리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8천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으며, 도이치모터스 외에도 삼부토건 주가조작, 채상병 순직 사건 로비 등 다수의 의혹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또다른 핵심 인물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 역시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후, 18일과 22일 특검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가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2023년 184억원을 투자받는 과정에서, 김 여사와의 친분을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김 여사와 2010년 이후 두터운 인연을 유지하며, 코바나콘텐츠 감사, 최은순씨 잔고증명 위조 등 사건에도 직접 관여한 사실이 파악됐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진술 공백을 '키맨' 4인방의 자백, 추가 진술이 메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는 특검 수사 확대를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이 야당의 정치공세에 휘둘리고 있다"고 맞서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핵심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특검팀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핵심 인물들의 추가 진술 및 녹취 물증이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접 연루 여부를 가늠할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는 25일 김건희 여사를 다시 불러 네번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은 구속된 전성배씨 역시 첫 소환을 앞두고 있어, 이들의 진술이 특검 수사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의 향후 전개에 따라 정국 향배와 내년 총선, 대선 구도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 내다봤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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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건희#민중기특별검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