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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유창혁 연파”…홍세영, 대주 vs 이붕 연승대항전→이붕팀 우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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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유창혁 연파”…홍세영, 대주 vs 이붕 연승대항전→이붕팀 우승 견인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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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판은 어느새 젊은 돌의 열기로 달궈졌다. 바둑계를 주름잡던 전설과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한 신예가 같은 선상에서 맞붙는 모습에 팬들은 이목을 집중했다. 이창호, 유창혁 9단을 연파한 홍세영의 라스트 퍼즐이 마침내 신예팀 우승을 확정지었다.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주 vs 이붕 프로연승대항전 제5국에서 홍세영 초단은 이창호 9단을 상대로 23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이붕팀의 최종 승리를 이끌었다.

“이창호·유창혁 연파”…홍세영, 대주 vs 이붕 연승대항전→이붕팀 우승 견인
“이창호·유창혁 연파”…홍세영, 대주 vs 이붕 연승대항전→이붕팀 우승 견인

이번 연승대항전은 신예 기전인 이붕배와 시니어 기전 대주배의 4강 진출 기사들이 4:4로 맞붙는 이벤트 매치로, 단순 기록 이상의 세대를 아우르는 주목을 모았다.

 

경기 초반은 노련미와 패기의 대결 구도 아래, 독특한 전략이 이어졌다. 1국에서는 일본 출신 나카무라 스미레 4단이 서봉수 9단을 불계로 제압하며 신예팀에 기선을 제압했다.

 

2국에서도 스미레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목진석 9단까지 스미레의 손끝에 무너졌지만, 3국에 나선 유창혁 9단이 신예팀 연승에 금을 내며 반전의 가능성을 보였다. 각 팀의 전략적 배치와 경험, 그리고 젊은 패기가 맞서며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무르익었다.

 

결정적 분수령은 4국에서 찾아왔다. 오랜 아마추어 경력 끝에 올해 프로에 입문한 26세 홍세영이 유창혁 9단을 5집 반 차로 꺾으며 새로운 서사의 중심에 올랐다. 홍세영은 초읽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수읽기와 치밀한 운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5국에서는 이창호 9단마저 불계로 꺾어내며, 젊은 신예의 힘을 각인시켰다.

 

경기 후 홍세영은 이창호 9단과의 대결 자체에 대해 "승패를 떠나 이창호 사범님과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영광스러웠다", "제 바둑을 두겠다 생각했고, 후회 없이 둔 것 같아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호 9단 역시 "(홍세영을) 잘 몰랐지만 유창혁 사범님과 두는 바둑을 인상적으로 봤다", "이미 실력이 강한데 더 노력하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신예를 응원했다.

 

이붕팀의 홍세영과 나카무라 스미레가 각각 2승씩 수확하며 팀 우승을 견인했다. 아쉽게도 김다빈, 원제훈 4단은 레전드들과 맞붙을 기회를 얻지 못해 여운을 남겼다. 우승팀인 신예팀은 상금 1천만원을, 시니어팀은 400만원을 획득하며 대국을 마무리했다.

 

이붕팀 신예 기사들의 인상적인 활약은 한국 바둑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한다. 전통의 중량감과 신진의 패기가 어우러진 가운데, 이번 이벤트가 남긴 울림은 공식 대회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화려한 조명 아래 두터운 침묵과 번민, 새로운 세대를 관통한 용기는 관중에게 조용한 감동을 남겼다. 대주 vs 이붕 프로연승대항전의 기록은 신예와 레전드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를 향한 여정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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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영#이창호#이붕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