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약세장 속 반등 쉽지 않다”…이더리움, 12월 업그레이드 앞두고 투자심리 위축

임태훈 기자
입력

현지시각 9일, 이더리움(Ethereum) 가격이 최근 일주일 동안 11% 하락하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심리 위축세가 두드러졌다. 코인오태그 등 외신은 거시 불확실성과 디파이(DeFi) 예치 자산 감소, 파생상품 시장의 보수적 포지션이 겹치면서 단기 반등 전망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12월로 예정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3,900달러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 낙폭은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 4% 하락과 궤를 같이했다. 선물시장에서는 현·선물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베이시스가 4%에 그치며, 일반적인 상승장 구간(5~10%)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롱 포지션 진입에 신중해졌음을 시사한다. 11월 이후 이더리움 현물형 ETF에서는 5억 달러 이상 자금이 순유출됐고, 디파이 예치자산(TVL)도 7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TVL은 온체인 신뢰와 활동을 반영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이더리움 약세 지속…12월 업그레이드 영향 분석
이더리움 약세 지속…12월 업그레이드 영향 분석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는 미국(USA) 정부 셧다운 위험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거시적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일부 소비·AI 섹터 실적 부진, 밸류에이션 재조정 역시 증시와 가상자산의 동반 조정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주말 이더리움이 3,400달러를 시도한 뒤 추세 전환에 실패한 것도 이런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

 

시장 반응은 유동성 위축과 변동성 확대다. 베이시스 하락이 신규 롱 진입을 제한하고, TVL 감소는 디파이 수익 매력을 떨어트려 온체인 활동 감소로 연결된다. ETF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간다면 기관 투자자의 본격적 복귀도 늦어질 전망이다. 반면, 파생시장에 쌓인 숏 포지션이 가벼워지면 예상치 못한 숏 커버링에 따라 단기 급등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점은 엇갈린다. ETF 순유출, TVL 저점을 근거로 추가 약세를 전망하는 신중론이 있는 반면, 셧다운 해소 등 외생 변수가 잦아들고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기대감이 확산되면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개발자와 일부 투자자들은 12월 예정된 푸사카(Fusaka) 업그레이드가 스케일링 효율 및 네트워크 보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역풍과 온체인·자금유입 지표 둔화가 병존하는 한, 업그레이드 재료가 단기 가격 반등과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도 힘을 얻고 있다. 향후 이더리움 회복의 관건은 ETF 자금유입세 반전, 선물 베이시스의 정상화(5~10%), 디파이 TVL의 저점 확인 여부로 요약된다. 시장은 이 변수들의 동시에 개선될 때만 3,900달러선 회복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더리움의 최근 조정세는 외부 불확실성과 온체인 자금 이동, 투자심리 하락이 결합한 결과다.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라는 펀더멘털 호재에도 불구, 정책·경기 변수와 시장 심리 변화가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이번 약세장이 가상자산 투자환경에 어떤 변곡점을 남길지 주목된다.

임태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더리움#디파이#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