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조절일 뿐 붕괴 신호 아냐”…미국 증시 단기 조정 후 낙관론 지속
현지시각 9일, 미국(USA) 증시가 최근 2%대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랠리의 일시적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 증권가와 글로벌 투자업계는 이번 하락을 인공지능(AI) 등 기술주 중심 급등의 자연스러운 ‘속도조절’로 해석하며, 본격적인 하락 전환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로이터(Reuters)는 이날 “S&P500지수가 최근 8거래일 간 2.4% 하락하면서 랠리 이후 첫 조정을 맞았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일시적 셧다운에 따른 경제지표 지연, AI·빅테크의 밸류에이션 부담 확대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이 배경이다. 라힐 시디키 뉴버거버먼 수석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벽이 아니라 과속방지턱을 만난 상태”라며 “경기침체나 약세장으로 비화할 조건은 아직 없다”고 진단했다.

증시 강세 기조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정책, AI 기반 설비투자와 미국 실물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이 위험 요인을 상쇄한다는 평가다. 이튼밴스의 크리스 다이어 글로벌 매니저는 “투자심리와 포지션의 급변은 감지되지 않는다. 단기 변동성 확대일 뿐 장기 방향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정이 주목받는 것은 지난 4월 관세 이슈 이후 S&P500이 3% 이상의 조정을 겪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이크 레이놀즈 글렌메이드 웰스매니지먼트 이사는 “최근 하락은 변동성의 정상적 범위를 환기시킨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토비아스 헥스터 트루 파트너 캐피털 디렉터도 “차익 실현에 따른 단기 조정일 뿐 심각한 매도세로 확산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 불안심리로 인한 투자자들의 ‘현금화’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데이비드 와그너 아프투스 캐피털 매니저는 “저점 공포로 시장을 떠나는 것이 오히려 장기 수익 하락의 위험”이라며 보수적 투자전략에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했다.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페더레이티드 허미스의 필 올랜도는 “변동성 구간 진입도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제의 견조한 소비와 기업투자, 2분기 성장률의 상향 조정 등 펀더멘털도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미경제연합회(NABE)도 설비투자가 향후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터 장 아메리칸 센추리 인베스트먼츠 CIO는 “미국과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건실하다. 단, S&P500이 14%, 나스닥이 19% 상승한 올해 시장은 경제지표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일시적 매도세에 직면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분석가 샘 스토발은 “강세장은 공포에서 무너진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심리상 최대 변수임을 지적했다.
미국 증시 이번 조정이 단기에 그칠지, 혹은 강세장 심리를 흔드는 분기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경제지표 회복세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단기 변동보다 펀더멘털과 내재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시장은 당분간 변동성 속에서도 낙관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