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이 대문 너머 인연”…TV동물농장, 시골마을 경계 허문 눈빛→새끼들 기다리는 모성
전북 정읍의 고요한 마을 한복판, 진희 씨의 마당은 어느새 두 마리 개의 따스한 연대로 소란스러워졌다. 복과 함께 살던 진희 씨의 평화로운 집에 황구 황순이가 불쑥 들어오며, 익숙했던 일상은 예기치 못한 변주로 물들기 시작했다. 대문을 능숙하게 여닫는 황순이의 능청스러운 모습은 진희 씨를 처음엔 당황케 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황구는 새로운 식구처럼 마당 구석구석을 채웠다.
황순이는 낮은 담장과 대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복이와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마을 사람들은 황순이를 ‘인싸견’이라 부르며, 특유의 무심한 듯 친화력 있는 태도에 흥미로운 시선을 보냈다. 진희 씨 역시 어느새 황순이의 존재를 받아들이며 이름을 건넸고, 그렇게 황순이는 또 하나의 가족이 돼갔다.

하지만 황순이의 진짜 삶은 마을 어귀 컨테이너 주변에도 숨겨져 있었다. 제작진의 시선을 따라간 그의 발걸음 끝엔 다섯 마리 새끼 강아지가 지친 듯 몸을 뉘이고 있었다. 새끼 곁에서 본능적으로 모성애를 드러내는 황순이의 눈빛과, 두 집을 오가는 그의 반복된 하루는 사람과 동물 사이 삶이 펴내는 소박한 드라마로 그려졌다.
집 안엔 복이가, 집 밖엔 새끼들이 있다는 이질적 상황이 오히려 마을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안겼다. 서로 마음 터놓으며 살아가는 연대, 낯섦과 친밀함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피어나는 온정은 황순이를 통해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무엇보다 시골마을에 울리는 개 짖는 소리, 그리고 부드러운 시선이 이어지는 거리는 동물과 사람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진짜 관계의 의미를 환기했다.
황순이가 왜 진희 씨의 집을 택했는지, 새롭게 맺은 가족과의 사연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일상을 단단하게 연결하는 작은 생명들의 존재, 그 모성애와 신뢰의 힘은 시골 풍경에 애틋한 잔상을 남긴다.
식구가 된다는 것, 낯선 만남이 정겨움으로 변하는 순간을 품은 ‘TV동물농장’은 6월 2일 일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됐다. 함께 살아가는 일상의 온기가 시청자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