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전야시장부터 AR체험까지”…하남이성산성문화제, 과거와 미래의 시간 여행
요즘 축제의 기준이 달라졌다.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단, 디지털 기술과 감성을 덧입혀 세대를 잇고 경험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하남이성산성문화제는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시민들이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특별한 여정을 즐기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 경기도 하남 일대는 달라진 풍경으로 가득하다. 낮에는 조랑말 스피드런부터 삼국시대 타투, 전통부채 만들기처럼 손끝에 온기가 깃든 체험장이 골목마다 펼쳐진다. 해가 저물면 석바대시장에선 엽전으로 음식을 사고, 옛정취 가득한 야시장이 환하게 빛난다. SNS에는 가족·연인들이 AI 사물놀이 키오스크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 증강현실(AR) 유물 전시를 배경으로 스스로 작은 박물관의 큐레이터가 돼보는 흔적들이 줄을 잇는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이번 하남이성산성문화제는 경기관광공사의 우수축제로 공식 선정됐고, 지역 시장과 연계한 체험존·야시장에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밖으로 나온 이성산성박물관’ 프로그램에서는 증강현실을 통한 유물 해설이 일상 속 소통 언어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축제 기획진은 “아이들은 조랑말을 타며 웃고, 어른들은 유물 전시를 보며 옛 추억에 젖는다. 이성산성의 숨결이 도심 곳곳에 스며드는 순간”이라고 느꼈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AR 체험으로 아이와 역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느껴지는 밤이었다”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엽전 야시장은 진짜 신선했다”, “디지털 체험 덕분에 삼대가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역사의 이야기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적은 처음”이라는 소감이 이어진다. 모두가 쿨하게 어깨를 맞댄 채, “이제 이런 축제가 동네 일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하남이성산성문화제는 지역의 역사와 공동체, 미래 기술이 한데 어우러지는 라이프스타일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 삶의 뿌리와 일상의 새로움을 맛보는 이 변화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축제 속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